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국내 코로나19 4차 유행이 넉 달간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는 사흘 만에 2천 명을 훌쩍 넘겨 2600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작된 지 사흘째지만, 확산세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67명 늘어 총 37만 640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진단검사량이 감소하는 '주말 효과'로 1500명대(1589명)에 그쳤던 전날보다 무려 1078명이 폭증한 수치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4번째 규모다. 신규 환자는 추석 이후인 지난 9월 25일 327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같은 달 29일 2881명, 26일 2768명 순으로 많았다.
통상 일일 확진자는 주 초반에 줄었다가 평일 진단검사량이 반영되는 수요일쯤부터 급증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증가세는 가파른 편이다. 1주일 전 수요일(10월 27일·1952명)과 비교했을 때도 715명이나 더 많다.
전날 하루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4만 8340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총 9만 4110건의 진단검사가 이뤄졌고, 이 중 645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총 검사건수는 14만 2450건으로 당일 기준 양성률은 1.87%다.
위중증 31명↑·사망 18명↑…"전체 유행규모 계속 증가할 것"
인공호흡기나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새 31명이 급증해 총 378명이다. 사망자는 18명이 늘어 지금까지 코로나19로 모두 2892명이 숨졌다(치명률 0.78%).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2111명→29일 2124명→30일 2104명→31일 2061명→11월 1일 1686명→11월 2일 1589명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1주 동안 확진된 일평균 환자는 2048.8명에 달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 날인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백신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치고 14일이 경과한 고객만 입장할 수 있는 상영관인 '백신패스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황진환 기자정부는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진입하면서 방역 긴장감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가 종료되기 전부터 사적모임 제한 등이 접종완료자 중심으로 완화되고, 이동·모임 등 대면 접촉이 활발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이번 주에는 신규 확진자가 2천 명대 중반 정도까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지금 방역수칙을 완화하면서 각종 모임이나 약속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전체 유행규모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주말 각종 유흥가를 중심으로 인파가 몰렸던 '핼러윈(Halloween) 데이'가 미칠 확산 여파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1주일 정도 후에 핼러윈으로 인한 유행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네 자릿수 확산세는 4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 7일(1211명)부터 120일째 이어졌다.
수도권 발생 2073명·전체 80% 육박…성인 접종완료율 88.1%
이날 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2640명, 해외유입이 27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을 살펴보면 △서울 997명 △부산 77명 △대구 66명 △인천 181명 △광주 11명 △대전 19명 △울산 6명 △세종 1명 △경기 895명 △강원 29명 △충북 47명 △충남 91명 △전북 43명 △전남 21명 △경북 31명 △경남 108명 △제주 17명 등이다.
서울에서만 1천 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나온 수도권은 2천 명이 넘는 확진자(2073명)가 쏟아져 나왔다. 전체 대비 78.52%로 80%에 근접한 수준이다.
비수도권 지역은 567명이 새롭게 확진돼 전체 21.48%의 비율을 기록했다.
해외유입 사례(27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8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이 19명으로 파악됐다.
유입 추정국가는 △필리핀 2명 △우즈베키스탄 4명 △인도네시아 1명 △러시아 6명 △베트남 1명 △몽골 1명 △캄보디아 1명 △말레이시아 1명 △사우디아라비아 1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18명, △영국 1명 △크로아티아 1명 △이탈리아 1명 △아일랜드 1명 등 유럽 지역이 4명, 미국 3명, △모로코 1명 △콩고 민주공화국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2명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10명, 외국인이 17명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지 6개월이 지난 75세 이상 고령층 및 노인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시작된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미즈아이산부인과를 찾은 어르신이 추가접종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부는 안정적인 일상회복 추진을 위해 접종률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성인 기준 접종완료율은 90%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4만 2176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4126만 9453명이다. 전체 인구의 80.4%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92.4%다.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8만 7113명이 늘어 총 3889만 5232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전체 대비 75.7%로 성인 인구의 88.1% 수준이다.
이달 1~2일 이틀 동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례는 5898건(누적 36만 227건)으로 집계됐다.
백신별로 모더나 3460건, 화이자 2218건, 아스트라제네카(AZ) 208건, 얀센 12건 등이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12건(누적 1414건)이 새롭게 접수됐다. 각각 화이자 9건, 모더나 3건 등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는 12명(누적 848건)이 추가된 가운데 모더나 접종자가 6명, 화이자 접종자 5명, AZ 백신 접종자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10대·60대 이상 확진자 지속 증가…정부합동 특별점검단 꾸려 단속"
정부는 최근의 환자 급증세를 우려하며 특히 10대와 고령층 확진자가 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전해철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전체 확진자 중 10대 확진자 비중이 24%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학원·학교 등 교육시설과 요양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신규 집단감염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뒤 시행되고 각급 학교의 전면 등교도 예정된 만큼 정부는 철저한 학교 방역체계 속에서 학생 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그는 "과대·과밀학교에는 방역 인력을 추가지원하는 한편 수도권 학교를 중심으로 이동형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요양병원을 비롯한 감염 취약시설에 대해 종사자와 환자 대상 추가접종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차원의 방역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행안부, 경찰청 등 8개 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정부합동 특별점검단'을 꾸려 오는 4일부터 유흥업소, 식당·카페, 요양시설 등의 방역수칙 위반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차장은 "내일부터 취약시설의 방역수칙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안내와 계도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자치단체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함께 완화된 방역조치로 인한 확진자 증가상황에 대비해 현재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지자체별로 '생활치료센터 예비지정 시설'을 추가해 환자 발생상황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로 즉시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