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 A씨가 지난 5월 11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되고 있는 모습. 박종민 기자검찰이 경기도 화성에서 양부의 학대로 두 달 넘게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숨진 두 살배기 입양아 고(故) 민영이 사건의 피고인인 양부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5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 A(36)씨에 대해 이 같은 징역형과 아동학대범죄예방을 위한 이수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모 B(3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과 이수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보호와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할 아동의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는 관용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고의적이고 무자비한 행위로 소중하고 존귀한 생명을 박탈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또 B씨에 대해서는 "그동안 A 피고인의 학대를 방임 중이던 피고인은 학대 사실 발각을 염려해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로써 피해자를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피고인은 "아이에게 미안하고 반성한다. 평생 속죄하겠다"고 최후진술을 했다. 양모는 발언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시 내 한 장례식장에 민영이의 빈소가 마련된 모습. 아동학대 관련 시민단체 일동 제공앞서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화성시 주거지에서 생후 33개월이던 입양아 C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 손 등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 5월 8일 폭행으로 반혼수 상태에 빠진 C양을 즉각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혐의도 있다.
뒤늦게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C양은 지난 7월 11일 끝내 숨졌다.
검찰은 C양의 사인과 학대의 연관성을 검토한 뒤 당초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하고, 아동유기·방임 혐의만으로 기소됐던 B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더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