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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특수건강진단, 사업주 불리한 결과는 겨우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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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노동:판]특수건강진단, 사업주 불리한 결과는 겨우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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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일하다 유해한 요소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특수건강진단. 하지만 진단 기관 선정부터 비용 지불까지 사업주 손에 맡겨지다보니 사업주에게 불리한 진단 결과는 전체 진단의 0.2%에 그치고 있다. 진단기관으로서는 일거리를 손에 쥔 사업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업주가 독점하고 있는 진단기관 선정 권한을 노동자와 정부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는 일합니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거리에서, 가정에서 오늘도 일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쉼없이 조금씩 세상을 바꾸는 모든 노동자에게, 일터를 찾은 나와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판깔아봅니다. [편집자 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유해환경인자에 노출된 노동자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특수건강진단에서 사업주에 불리한 진단결과는 0.2%에 불과할 정도로 유난히 적게 내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기관 선정부터 비용 지불까지 사업주 손에 맡겨져 있다 보니, 일부 진단기관은 '고객'인 사업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주에 불리한 진단 결과는 0.2%…일거리 쥔 사업주 눈치볼 수밖에 없는 진단기관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2017년~2019년) 동안의 특수건강진단 결과들을 보면 눈에 띄게 둘로 갈린다.

    단순한 건강상담이나 보호구 착용하기, 추적검사, 근무중 치료와 같은 노동자 개인을 상대로 내려지는 조치는 매년 2, 30여만건씩 쏟아진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이나 근로금지 및 제한 조치가 내려진 사례는 겨우 200~400여건, 작업 전환 조치도 1천여건에 불과하다.

    근로시간 단축, 근로금지·제한, 작업 전환을 모두 합쳐도 전체 진단 사후조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에는 0.18%, 2018년과 2017년은 0.20%에 그친다.

    이러한 조치들의 공통점은 특수건강진단 결과 사업주의 의무가 발생하는 진단에 따른 조치라는 점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사업주에게 부담이 되는 사후조치가 필요한 진단만 유독 적게 내려지는 현상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특수건강진단 제도에서 특수건강진단 대상인 노동자의 명단을 작성하는 일부터 진단기관을 선정하고, 비용을 지불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사업주 손에 맡겨져 있는 구조적 모순은 수십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해묵은 골칫거리다.

    노조가 있는 대형 사업장이라면 노사가 합의해 정하기도 하지만, 노조 조직률이 12%를 겨우 넘기는 현실에서 상당수 진단 기관들은 자신들의 매출을 손에 쥐고 있는 '고객'인 사업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만약 사업주 눈 밖에 나면 비단 특수건강진단 뿐 아니라 일반건강진단 등 각종 검진, 보험 관리 위탁 업무 등 '돈이 되는' 일감까지 놓칠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예 의도적으로 사업주에게 유리한 진단 결과만 내놓는 부실 진단기관들도 적지 않다.(참고 : [노동:판]필수노동자 위한 건강진단, 부실검진기관만 배불릴라)

    기관평가 하더라도 부실 진단 잡기 어려워…사업주 '갑질' 가능한 구조부터 바꿔야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진단기관을 평가하고 있고, 의료적 판단에 대해서도 외부 의료진 등을 통해 확인한다"며 "허위로 진단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면 진단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본적으로 건강진단은 의료 전문가들이 소신을 갖고 판단을 내려야 할 일"이라며 "전문가들이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로 정부가 개입하기에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단은 2013년부터 2년 주기로 특수건강진단기관에 대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분석, 청력, 진폐 등 진단 결과와 직결되는 3개 전문 분야를 '정도관리'로 따로 분류해 외부 기관까지 동원하며 평가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분야의 건강진단을 일정 기간 할 수 없도록 업무정치 처분까지 내려진다.

    하지만 공단의 한 관계자는 "진단기관의 재정, 인원, 장비와 같은 영역이나, 아예 진단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적발할 수 있지만, 의료 전문가가 내린 진단 내용을 검토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노동자의 작업 환경에 대해 면담하는 등 정성적인 평가도 진행되는데, 진단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심증이 가더라도 실제 지적하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어느 진단기관에 진단 일거리를 맡길 것인가'에 달려있다. 사업주가 진단기관의 일감을 독점하고 있는 현행 제도의 모순을 바꾸지 않으면 특수건강진단의 '갑-을'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철민 의원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노동자는 사업주가 지정한 특수건강진단기관 이외의 건강진단기관을 선택해 진료를 받고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며 "하지만 노동자들이 그 사실을 모르거나, 절차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동부는 2000년 건강진단기관을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 "근로자는 사업주가 지정한 건강진단기관에서 실시하는 건강진단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3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건강진단기관에서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행정해석(산보 68307-631)도 내린 바 있다.

    또 해당 행정해석에서 "건강진단의 실시는 사업주의 의무이므로 그 비용을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며, 이는 근로자가 다른 건강진단기관에서 건강진단을 실시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현재도 노동부의 이러한 입장은 지켜지고 있다.

    장 의원은 "노동자의 선택권이 강화된다면, 특수건강진단기관은 비용을 지불하는 사업주와 비대칭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노동자 보호를 위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는 "근본적으로 산업보건이라는 공적인 영역을 민간의료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공공영역이 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불가피하게 민간 영역이 계속 수행해야 한다면 정부가 강력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정부가 꼼꼼하게 감독한다는 전제 아래 지역별로 진단기관을 정부가 직접 할당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진단 결과가 반드시 사업장 환경을 바꾸고 노동자에 대한 건강 관리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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