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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학 없어지면 지역도 소멸"…'벚꽃엔딩' 피할 수 있을까

경남

    "지역 대학 없어지면 지역도 소멸"…'벚꽃엔딩' 피할 수 있을까

    핵심요약

    경남연구원 심인선 연구위원 "지역 대학 현주소 인식과 발전 공감대 필요"
    대학 무너지면 지역 교육 공동화 현상 지역 소멸 앞당겨
    대학은 인재육성·지역혁신·지역산업발전 주도할 중요 주체
    대학 본연의 역할 적극적으로 하고 지역사회 노력도 수반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지역 대학이 위기다.

    대학이 무너지면 지역 교육 공동화 현상으로 지역 소멸이 앞당겨지고, 지역 인적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한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대학 존립이 위험해지고 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자조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대학은 지역 인재 육성과 지역 혁신, 그리고 지역 산업 발전을 주도할 중요한 주체인 만큼 지역 대학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발전시킬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3일 경남연구원 심인선 선임연구위원이 정책소식지(G-BRIEF)에 실은 '경남 지역 대학은 벚꽃 엔딩을 피할 수 있을까'를 보면, 경남 지역 대학은 지난해 기준으로 가야대·경남과학기술대·경남대·경상국립대·부산장신대·영산대·인제대·진주교대·창신대·창원대·한국국제대(가나다순) 등 11개다. 수도권(100개)과 비교해 11% 수준으로, 전국 내 비중은 4.1%다.

    도내 대학의 재학생 수는 10년 새 5천 명 가까이 줄었다. 2010년 6만 2103명에서 2020년 67353명으로 7.6% 감소했다. 정원 내 재학생 역시 2010년 5만 4587명에서 2020년 4만 8106명으로 11.9%나 줄었다.

    그러나 전임 교원 수는 2010년 2366명에서 2020년 3251명으로 37.4%나 늘어 학생 수 감소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5.2%, 전국 평균은 14.8%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증가 폭이 크다.

    입학정원은 2010년 1만 5404명에서 2020년 1만 3550명으로 12% 감소했는데, 수도권 3.6%, 전국 7.5%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경남의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전국 평균 92.9%보다 낮았다. 대학경쟁률은 2020년 4.9%로, 1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수도권 9%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현저히 낮다.

    경남의 정원 내 재학생 충원율은 2013년 95.2%로 전국 평균 90.9%보다 높았다. 수도권 92.1%, 비수도권 90.1%와 비교해도 높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8년 반짝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비수도권 90.9%, 수도권 94.6%, 전국 평균 92.4%보다 낮은 89.1%를 기록했다. 재학생 충원율이 심각해지고 있다.

    졸업생 취업률은 경남은 62.1%를 보여 수도권 60.2%보다 높았다. 전국 평균은 61.4%다. 지난 10년간 도내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수도권과 전국에 비해 높았고, 특히 2016년에는 63.1%로, 수도권 53.6%보다 9.5%p나 더 높았다.

    심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전국과 수도권에 비해 큰 차이 없는 취업률은 지역 일자리 발굴과 졸업생의 지역 정착을 위한 심각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내 전문대학은 거제대·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김해대·동원과학기술대·마산대·연암공대·진주보건대·창원문성대·한국승강기대·한국폴리텍Ⅶ 창원캠퍼스·한국폴리텍 특성화대학 항공캠퍼스로 12개다. 전국 167곳의 7.2%를 차지했다.

    전문대의 입학정원 감소는 일반대학보다 심각했다. 2010년 1만 2608명에서 2020년 8190명으로 3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문대 17.2%, 전국 25.6%와 비교해도 큰 감소폭이다.

    정원 내 신입생 충원률은 10년 전보다 다소 높아졌다. 2010년 90.2%에서 2020년 93%로, 전국 평균 92%보다 높지만, 수도권 96.4%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학 경쟁률은 2010년 3.9%에서 2020년 5.3%로 높아졌지만, 수도권 10%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전국 6.6%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대의 재학생 충원율 2013년 89.3%에서 2014년 100.8%까지 올랐다. 이후 82%까지 떨어졌다가 2020년 91.7%로 회복했다. 졸업생 취업률은 2010년 64.4%에서 2020년 74.6%까지 증가했다. 전국 평균 72.2%, 수도권 70.7%와 비교해도 높다.

    경상남도가 교육부에 제출한 제2차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육성 기본계획(2021~2025)을 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부족하고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대학의 교육 여건이 점차 열악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역혁신플랫폼사업 등 인재가 머물고 기업이 찾아오는 경남을 목표로 3대 정책 영역별 11개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심 연구위원은 "대학 혁신과제 등 세부사업 내용을 분석하면 지자체 주도의 대학 관련 계획이라기보다 그간 수행했던 사업을 종합한 성격의 대학 의존적 계획"이라며 "향후 지자체 주도의 인재 양성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혁신플랫폼. 경남연구원 정책소식지 캡쳐지역혁신플랫폼. 경남연구원 정책소식지 캡쳐
    현재 울산과 함께 추진 중인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공유대학(USG) 참여는 모든 경남 지역 대학생이 대상이라고 해도 중심 대학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다수 대학의 향후 방향에 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유대학 아이디어는 지역의 대학이 공생·공존하고자 머리를 맞댄 실험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우나 거점대학·국립대학·도시권 대학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학을 살리려는 노력이라 볼 수 있다"며 "학생의 적극적 호응과 기업·지역사회의 인정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 연구위원은 도내 대학의 발전은 우수 교수 자원 확보 등 수업의 질 제고, 학교 차원의 취업준비서비스와 취업 관련 경험 제공 등 취업률 제고를 위한 장치 마련, 중도탈락율을 낮추기 위한 전략 등 대학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예산이 수반돼 운영 중인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대학과 전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해 지자체의 비전이 부재하고 5년 이후 지역대학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인재육성 기본계획은 고급 기술인력 또는 공공기관 지역 인재 채용이지만, 지역 사회에 정착할 지역의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지원과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며 "대학의 지속 가능 또는 지속적 발전을 위해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노력이 수반된다면 벚꽃엔딩이라는 자조적인 대학 평가가 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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