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앞으로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시험 참여자들에 대해 이른바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예외를 인정, 적용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인지했을 때부터 해당 환자들의 임상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희망자는 즉시 임상실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절차의 효율성도 높이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시험 지원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백신과 관련해 8개 기업, 치료제는 16개 기업(17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임상시험 참여자에 대해서 방역패스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다"며 "이는 이달 1일부터 임상 1상과 2상에 참여하고,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임상시험의 3상 승인을 했을 때 시험 참여자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범정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지원 TF'를 꾸린 정부는 매주 부처별 지원사항을 점검하며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임상 참여자들은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아 각종 공공기관 입장료 할인 및 1회당 4시간의 자원봉사 인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고 있다.
정부는 임상 참여자들의 경우, 해당기간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1상·2상까지 방역패스 적용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1·2상 참여자가 국가임상시험재단으로부터 받은 참여증명서를 보건소에 제출하면, '접종증명·음성확인 예외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with)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된 지난 1일부터 유흥시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등 감염위험시설에 대해 방역 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접종완료자들의 일상회복을 지원하고, 미접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중 임상 참여의향이 있는 이들을 신속하게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병상을 배정받는 단계에서부터 임상 참여의향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하겠다고 할 경우, 임상시험 실시기관의 병상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임상 참여의향자는 담당 의료진과 임상 진행에 대한 상담을 한 이후 동의절차를 거치게 된다.
박 반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국산 백신·치료제와 신속한 개발에 대한 희망도 갖고 계시다"라며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임상시험에도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인력을 지원하는 임상시험실시 지원기관(SMO)의 업무 위임계약도 자율적으로 수행토록 조치한다.
SMO(Site Management Organization)란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를 임상시험 실시기관에 배치해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을 이른다. 기존에 SMO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되는 기관의 병원장과 계약을 맺어왔다.
이제부터는 SMO가 제약업체나 임상시험 책임자와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치료제·백신개발범정부지원위원회사무국 유주헌 총괄팀장은 "현재 백신 관련 8개 기업 같은 경우, 일단 1개 기업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른 1개 기업은 지금 3상 국내 승인신청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6개 백신 개발기업은 1·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17개 후보물질은 총 4개의 물질이 임상 3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임상 1상 중인 후보물질이 4개, 2상 단계인 물질이 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팀장은 "지금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이라든지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임상 참여자 모집지원을 포함해 임상 지원을 전반적으로 국가 주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신속한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임상시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하여 치료제·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