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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곡재활용센터 대기업이 운영?…부산시·환경단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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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곡재활용센터 대기업이 운영?…부산시·환경단체 "안돼!"

    핵심요약

    부산 생곡마을 일부 주민들 "재활용센터 운영 대기업에 위탁해야"
    보상금 액수·재활용 비율 증가 등 근거로 내세워
    부산시 "주민 자체 합의로 넘기지 않는 이상 불가능" 반박
    환경단체 "기업은 수익 남는 품목만 재활용…공적 운영이 답"

    지난 8일 부산시청 앞에서 생곡마을 일부 주민들이 부산시에 일방적인 이주 합의서 마련에 항의하면서, 생곡재활용센터 대기업 위탁운영을 촉구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지난 8일 부산시청 앞에서 생곡마을 일부 주민들이 부산시에 일방적인 이주 합의서 마련에 항의하면서, 생곡재활용센터 대기업 위탁운영을 촉구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 생곡마을 주민들의 집단이주와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이하 생곡재활용센터) 운영권 회수에 대한 구체적 합의안이 마련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센터 운영을 대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가 대기업 운영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 역시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부산 생곡마을 일부 주민들은 지난 5일부터 부산시청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구파'에 속하는 이들은 부산시와 주민대표가 합의해 현재 주민 개개인에게 동의 여부를 묻고 있는 '집단이주 합의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관련기사 11.8 CBS노컷뉴스="이주 뒤 재활용센터 양도" 부산 생곡마을 주민 합의서 마련]
     
    집회 참가자 대표 A씨는 "주민들은 이런 합의서가 만들어진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돼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며 "합의서대로라면 주민이 받는 보상금은 이주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며, 센터도 지금처럼 향후 6년간 일부 주민이 운영하면 갈등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박진홍 기자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박진홍 기자A씨가 언급한 보상금은 5년치 주거환경개선비 45억 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는 이주 합의서 조항이다. 이를 주민 160여 명이 나눈 돈으로는 이주해서 집을 짓고 살 수가 없다는 게 주장의 출발점이다.
     
    이들은 대안으로 생곡재활용센터 운영을 대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투자의향을 밝힌 대기업이 존재하고, 이들이 투자금으로 주민 보상에 나선다면 자신들의 보상액도 늘어나는 동시에 시 재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기업이 운영하면 주민이 운영하는 지금보다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고, '신파'와 '구파' 간 갈등으로 재활용 쓰레기 처리가 파행을 빚는 사태도 사라질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산시는 현시점에서 대기업에 재활용센터 운영권을 넘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이주 보상금이 충분치 않다는 취지로 대기업 위탁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곡재활용센터는 주민 지원사업으로 출발한 시설인데, 대기업이 운영권을 가지면 더이상 주민 지원사업이 아니게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올해 초 대기업 2곳에서 운영에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시 자체 검토 결과 센터는 주민 것이니 주민 결정에 따르자는 결론이 나왔다"며 "주민들이 자체 합의를 통해 대기업에 운영권을 넘기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박진홍 기자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박진홍 기자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대기업에 운영권을 넘겨서는 안 되며, 공공운영을 통해 올바른 자원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원순환시민센터 김추종 대표는 "생곡재활용센터 운영은 부산시나 공단, 사회적 기업 등 공공적 성격을 가진 곳에서 맡아야 부산의 쓰레기 문제는 줄어들고 재활용 비율은 늘어난다"며 "대기업 등 민간에 맡기면 이익이 남는 부분만 재활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지만 이익이 없는 품목은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은 시민들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재활용 분리배출을 잘 하는 편인데, 선별 이후 재활용되는 비율은 오히려 낮다"며 "이는 수익을 많이 남겨야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아지는 현재 재활용센터의 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주가 완료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건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주를 완료한 이후에도 해당 기업이 계속 운영을 하겠다고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공공적인 운영을 위해 부산시가 중심을 잡고 주민 이주가 완료되기 전 미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도 "부산시의 재활용센터 운영권 회수가 계속 연기되다 보니 대기업 운영과 같은 새로운 목소리가 나오고, 재활용 정책은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라며 "시가 운영권을 가져가서 자원 재활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루빨리 공적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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