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윤창원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7일 "북은 단거리 미사일을 쏘고 있지만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이른바 '전략적 도발'은 당분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특히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다가오는 이 겨울과 또 2022년 봄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힘차게 움직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북한을 향해 "우리 민족끼리의 분명한 진전을 이룰 것"을 촉구했다.
이인영 장관은 이날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축사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완성은 많은 시간과 절차를 거치게 되겠지만, 종전선언은 이 과정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입구이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어주고 북측에도 안전보장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당장 커다란 비용을 필요로 하거나 한반도 안보 구조에 급격한 변동을 가져오지 않지만, 당사자들이 전쟁과 적대의 의사를 내려놓고, 평화를 향해 상호간 신뢰를 형성하며 다시 대화로 진입하게 하는 유용하고 실천적인 조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특히 "현 정세는 지난해 우리가 우려했던 정세의 불확실성이 다소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황진환 기자
북한의 전략도발 가능성이 당분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도 "오바마 시절의 '전략적 인내'를 넘어서는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상응조치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최근까지도 대립과 갈등의 모습을 보이던 미국과 중국도 얼마 전,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함께 노력하고 협력해 나간다는 공동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또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서도 미중 공동의 이해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정세가 평화질서의 구축 가능성도 높여 가고 있는 이 시점에, 남북미는 물론 주변국들이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책임을 가지고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통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을 향해서도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서, 세계 이곳저곳에서 우리가 우연히 만나 멋쩍은 웃음과 악수를 나눌 수만은 없다"며, "그 전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우리 민족끼리의 분명한 진전을 이루고, 또 다시 세계인 앞에서 당당하게 평화와 공존협력, 공동번영의 의지를 펼쳐내는 멋진 민족임을 입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세계무대에서의 만남 이전에 남북이 먼저 대화와 협력을 재개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