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의 호난 수산물 도매 시장. 연합뉴스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최초 환자가 당시 발원지로 알려진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하던 노점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최초 환자가 화난시장에 가본 적이 없는 회계사 천 모씨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화난시장이 코로나19가 기원한 곳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초 우한 현지조사를 벌였던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가팀도 중국의 이런 입장을 받아들여 화난시장이 코로나19의 최초 근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최초 감염자가 우한시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기원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단, 바이러스의 우한실험실 유출설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워로비 박사는 지난 2019년 12월 대유행 초기 상황을 재구성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워로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최초의 코로나 확진자로 보고된 41세의 회계사 천 씨는 2019년 12월 8일에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때는 치과 문제로 아팠던 것이고 8일 뒤인 16일에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천 씨의 치과 치료 사실을 중국에서 보내온 비디오 정보를 통해 수집했다.
이번 논문에는 천 씨가 아니라 12월 11일에 증상이 나타난 웨이구이샨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알려진 최초 환자로 명시됐다. 이 여성은 화난시장의 수산물 노점상으로 과거 WSJ 인터뷰에서 12월 10일부터 아팠다고 밝힌 바 있다.
워로비 박사는 천 씨가 시장에 가지 않았음에도 코로나에 걸린 것은 지역사회의 누군가로부터 전염됐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도 코로나19 대유행이 화난시장에서 시작됐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미국 일각에서 의심을 갖고 있는 우한실험실 바이러스 유출설의 입지는 흔들린다. 때문에 이번 논문만으로 코로나19가 화난시장에서 최초로 시작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험실 유출설 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과학계에서 나온다.
워로비 박사도 우한실험실 사고에 의한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이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우려했던 과학자의 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