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소형 보트에 의지해 영불해협을 건너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는 와중에도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불법 인력시장 등의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난민 신청자들은 프랑스에 머물 경우 6개월 후 구직에 나설 수 있고 주당 43.50파운드(한화 6만9천 원)를 받을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이보다 적은 주당 39.63파운드(한화 6만3천 원)만 벌 수 있다.
그러나 불법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은 프랑스보다 영국이 더 쉽다는 이유로 이민자들은 작은 보트에 의지한 채 영불해협을 건너는 실정이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고용주나 집주인이 책임지고 근로자와 세입자의 이민 자격을 확인하도록 법 규정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정착을 도울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을 두고 있다는 점도 영국행을 부추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더타임스는 현재 영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60만~12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영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난민 신청 건수도 거의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영국에서 집계된 난민 신청 건수는 3만7562건으로, 지난해보다 18%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수치는 200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트를 이용해 영불해협을 건너는 이민자 수는 2019년만 하더라도 18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이 경로를 따라 영국에 들어간 이민자 수는 10배가 넘는 2만3500명에 이른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합법적으로 영국에 입국할 방법이 제한되고, 불법 이민을 돕는 범죄 조직이 활동 영역을 넓힌 것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진단했다.
또 예년과 비교해 악천후가 덜했던 올가을 기상 상황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소형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넌 이민자 대부분은 신분증이 없더라도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난민 신청을 하고 있다.
또 이들 대부분은 당국에서 제공한 호스텔과 아파트 등 임시 숙소에 머물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바다를 건너 밀려오는 난민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영국 정부는 알바니아에 난민 수속 캠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난민센터가 실현되면 영국에 난민 신청을 할 경우 심사가 진행되는 오랜 기간 해외 센터에서 기다려야 하므로 이민자들이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