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1일 오후 인천공항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모습. 연합뉴스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해외 여행을 위해 꼭 챙겨야 할 서류에는 영문 백신접종증명서와 출국 72시간 이내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있다.
이중 영문 접종증명서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웹사이트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문 PCR 음성확인서는 보건소에서 발급이 불가능해 일반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발급 수수료도 제각각으로 최대 20만원이 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건소에서 저렴하게 발급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실제 영문 PCR 음성확인서를 발급받는 수수료를 20만원까지 내야 할까.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따르면 한글로 표기된 PCR 음성확인서는 관할구 보건소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지만, 영문 확인서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에서도 방역 목적의 PCR 검사는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검사비를 받지 않지만,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 개인 목적의 검사는 당사자가 검사비를 내야 한다. 게다가 PCR 음성확인서는 진단서에 해당해 영문, 한글 상관없이 발급 비용도 내야 있다.
수도권의 대형병원 4곳에 문의한 결과 출국용 PCR 음성확인서를 발급받는 데 드는 총비용은 12만~18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안양의 대형병원은 검사비 8만원, 접수비 3만5천원, 서류비 5천원 등 총 12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서울 강남의 대형병원은 검사비 13만2천원, 진료비+서류비 5만원 등 18만2천원을 제시했다.
병원에서 영문 PCR 음성확인서를 발급받는 데 드는 비용을 내역별로 따져보면 접수비 2만~3만원, 검사비 8만~13만원, 서류비 5천~2만원 정도라는 걸 알 수 있다.
확인서를 발급받는 당사자 입장에선 전부 발급 비용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실제 확인서 발급 수수료는 대략 5천~2만원으로 볼 수 있다.
나머지는 꼭 확인서 발급이 아니더라도 개인 목적 검사인 경우 정부 지원을 못 받는 탓에 당사자가 물어야 하는 검사비와 부수비용인 셈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진행하는 개별 PCR 검사의 비용은 건당 5만7천원이며, 상급종합병원의 방역 목적 PCR 검사 의료보험수가는 약 8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 검사 지원은 감염 확산 방지나 방역 등 공익적 목적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해외 출국 등 개인 사정으로 인한 검사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병원마다 다른 검사비에 대해선 "비급여 수가는 제도상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병원 외에 인천공항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센터 3곳에서도 영문 PCR 음성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 검사비는 평일 12만6천원, 주말은 13만원으로 확인서 발급 비용도 포함돼 있으며, 오전에 검사를 받으면 당일 오후 결과가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영문 PCR 음성확인서 발급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꼼수도 올라와 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은 뒤 병원에 가서 음성 판정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고 수수료 2만원을 내면 영문확인서를 발급해 준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십여 곳의 중·소규모 병원에 이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부분 PCR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확인서 발급 업무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 곳에선 음성 판정 문자메시지만으로 영문확인서 발급을 해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PCR 검사는 백신접종과 달리 고가의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데다 확진자가 나올 경우 2주간 의료시설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 의원급 병원들은 하지 않는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신 소규모 병원들도 백신접종 후 항체형성 여부를 파악하는 항체검사는 하는데 비용은 4만~5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