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전면등교의 안정적 시행을 위한 대국민 호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천 명을 넘어서고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국내유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10대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재차 강력 권고했다. 지난해 초 촉발된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렵게 시작된 '전면 등교'를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예방접종률 제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전면 등교의 안정적 시행을 위한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정 청장은 "우리 소아·청소년들이 전면등교를 통해 일상생활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시기에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인구 대비 80%가 기본접종을 완료하였으나, 12~17세 소아·청소년은 1차 접종률이 46.9%, 접종완료율은 24.9%이며 계속해서 접종이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황진환 기자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잠정집계 결과 국내 2차 접종률은 전 국민의 80%를 넘어섰다. 누적 접종완료자는 4108만 4744명으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91.5% 수준이다.
올 2월 26일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지 279일째로 3월 20일부터 2차 접종이 시작된 이래 257일째 이룬 성과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접종완료율은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 청장은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이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률이 성인에 비해 저조한 10대 감염자가 점차 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있었던 고3 수험생 등은 우선접종 대상으로 일찌감치 접종을 받아 비교적 접종률이 높은 편이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미접종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정 청장은
"지난 7월에 접종을 우선 완료한 고등학교 3학년은 지역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낮은 발생률을 유지하고 있고, 안전하게 수능을 마칠 수 있었다"며 "고 1·2학년도 최근에 접종완료율이 60%대로 올라가면서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상대적으로 접종률이 낮은 중학생 연령층은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학교 집단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학원, 그리고 다중이용시설 등을 통해 여러 학교, 가정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격리치료, 접촉자 자가격리에 따라 정서적인 부담과 교육손실, 부모님들의 돌봄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 효과는 방역당국의 분석을 통해 검증된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16~18세 대상으로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해본 결과, 미접종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접종완료군에 비해 4.8배 높았으며 감염예방 효과는 79.2%, 위중증 예방효과는 100%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2주간 코로나19로 확진된 12~17세는 총 2990명이며 이 중 접종완료자는 4명, 0.1%에 불과하고 99.9%는 미접종 또는 불완전 접종자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걸린 12~17세 소아청소년 중 약 18%가 의료기관에 입원했으며 위중증 진행사례도 소폭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음압병상. 연합뉴스방역당국에 따르면,
올 7월 이후 발생한 12~17세 위중증 환자는 모두 9명이다.
이들은 전원 '미접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 청장은 "우리나라보다 확진자 발생이 많았던
미국의 소아·청소년 확진자 입원을 보면, 미접종군의 입원율이 접종완료군보다 10배 가량 높았다"며 "예방접종이 감염을 예방하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0대 접종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상반응' 불안에 대해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많은 부모님들께서 백신의 효과는 알지만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접종을 고민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코로나19 백신도 다른 백신처럼 불가피하게 접종 후에 발열, 주사 부위의 통증, 근육통 등과 같은 전신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매우 드물지만 아나필락시스나 심근염 같은 이상반응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먼저 접종을 시행한 고3 학생들의 경우는 접종을 받은 후에 0.45%가 이상반응을 신고하였으며 발열, 두통, 메스꺼움 등의 일반적인 이상반응이 대부분이었다"라며
"심근염·심낭염은 15명이 확인되었으며 현재는 모두 회복되었다"고 강조했다.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최근 접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12~17세의 경우, 고3보다 더 낮은 0.25% 정도의 이상반응 신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32건이 신고됐고, 심근염·심낭염 의심신고는 10건이 보고돼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학부모님들의 불안과 우려를 잘 알기에 의료계와 함께 안전한 접종과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한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최근 지역감염 위험이 증가하면서 예방접종의 이득이 커지고 있어 정부는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특히 당뇨, 비만을 포함한 내분비 질환, 면역저하 질환, 만성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그리고 심혈관 질환 및 신경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감염 시에 중증 진행 위험도가 2배, 사망 위험도가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건강한 소아청소년도 감염될 경우 드물지만 위중증으로 진행되거나 다기관염증증후군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존재한다"며 "또한
격리와 등교중지에 따른 학습손실,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일상생활을 위해 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들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염력의 증가, 면역회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또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법 역시 예방접종과 마스크 등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우리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접종 참여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 일상회복은 포기하거나 되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아이들의 건강과 등교 등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예방접종에 참여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방역당국은 학부모님들의 마음으로 안전한 접종과 이상반응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