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청. 송호재 기자부산 남구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공단 설립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단 설립을 놓고 구청과 구의회가 오랫동안 대립해온 만큼 이번 예산안 통과가 협치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부산 남구는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가칭 '남구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비용 8억 원이 편성되면서 공단 설립을 본격화한다고 2일 밝혔다.
남구와 남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지난 1일 열린 제302회 남구의회 제3차 본회의에서 올해 4차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추경안에는 남구시설공단 설립을 위한 출자금 5억 원과 각종 준비비 등 모두 8억 1800만 원이 포함됐다.
이번 추경에 관련 예산안이 반영되면서 공단 설립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남구는 설명했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구의회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지역 주민을 위한 시설공단 설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며 "남구를 위한 숙원 사업인 만큼 사업을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향후 설립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구는 2018년부터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추진해왔고, 지난해 설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국민체육센터와 백운포체육공원, 빙상장 등 체육시설과 관광시설, 주차시설 등 공공시설을 전담 관리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구의회에서는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공단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기 어렵고, 시급한 사업도 아니라는 이유로 줄곧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구의회는 이후에도 예산을 삭감하는 등 남구청과 갈등을 빚으며 충돌을 반복했지만, 결국 올해 마지막 추경 예산안에는 사업비를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추경 편성을 두고도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됐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다시 반영되는 등 갈등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남구청과 남구의회간 갈등의 불씨가 됐던 시설관리공단 예산 문제가 해결되면서, 대립하던 두 기관이 향후 협치를 통한 구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백석민 남구의회 의장은 "관련 조례 제정이나 규정을 검토한 끝에 이번 추경에는 공단 설립 예산안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이 구청과 구의회 협치의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집행부가 공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