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쿤밍과 라오스의 비엔티안을 잇는 철도가 3일 개통한다. 연합뉴스·코트라 홈페이지 캡처중국 윈난성 쿤밍과 인도차이나반도의 사통팔달 국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을 잇는 1035km 철도(라오스 구간 422km)가 3일 개통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라오스의 물류 중심국 전환 정책이 맞물려 추진된 이 철도 사업은 2016년 시작돼 60억 달러(약 7조 1천억원)가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다.
탑승객을 위한 10개의 승강장과 물류 수송을 위한 22개의 정거장으로 구성된 이 철로는 시간당 160km 수준으로 쿤밍에서 비엔티안까지 10시간이면 닿는다.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모습. 연합뉴스지금까지 비엔티안에서 중국 접경까지 도로로 이동하려면 꼬박 이틀을 달려야 했지만 이제는 3시간이면 가능해진다.
중국은 중-라오스 철도건설이 라오스의 물류 중심국 전환에 도움을 주고 양국의 운명 공동체 건설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 주석과 함께 철도 개통식에 화상으로 참석한다.
라오스의 첫 철도인 중-라오스 철도가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라오스를 많이 바꾸어 놓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꼭 장밋빛 미래일까.
구한말 경인철도와 일제시대 경부철도가 근대화와 신호탄이긴 했지만 일제의 침략과 경제적 수탈의 신작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철도로 인해 라오스 경제가 중국에 완전히 예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트라 홈페이지 캡처
대한무역공사(코트라) 비엔티안무역관에 따르면 라오스는 지방도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북쪽(중국쪽) 루트를 통한 물류 운송에는 비용을 떠나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컸는데 이번에 철도가 완공된다면 기존 도로 운송 대비 30-40%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철도 개통과 동시에 중국 자본이 쏟아져 들어와 라오스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중국인 관광객의 대거 유입이 예상되지만 관광 인프라도 중국인들의 수중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철도길을 따라 산업단지 조성과 다양한 서비스 산업이 커지면서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중국의 프로젝트 시장, 무역업 잠식에 따라 라오스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라오스를 가로지르는 이 철도는 중국 소유나 마찬가지다. 철도 건설 비용의 70%를 중국이 대고 나머지 30%는 라오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대출 받아 투자했다. 라오스가 철도 건설 비용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스리랑카처럼 중국의 채무함정에 빠질 수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해양 일대일로의 핵심 지역으로 간주돼 중국의 차관 지원으로 남부 함반토타 항만을 개발했지만 부채로 인해 2017년에 항만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양도했다. 라오스의 대외 부채는 168억 달러로 이중 46.8%가 중국으로부터 진 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