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암살된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사진. 연합뉴스지난 7월 암살당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피살 당시 아이티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마약 밀매 연루 혐의를 캐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아이티 내 관계자 4명의 진술을 토대로 모이즈 대통령이 당시 아이티 고위층 내 마약범죄 연루자들의 명단을 작성해 미국에 넘기려 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암살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실제로 모이즈 대통령이 작업 중이던 이 명단을 회수하는 것이 암살 작전의 최우선 임무였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새벽 사저 침실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에 사망했다. 함께 있던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었다.
이후 직접 암살을 실행한 콜롬비아 용병들을 포함해 40명 넘는 용의자가 체포됐으나 암살의 동기나 진짜 배후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편은 생전 부자들과 힘 있는 자들에 맞서 왔다"며 이들이 암살의 배후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NYT는 모이즈 대통령이 생전 작성하려던 마약범죄 연루자 명단이 "모이즈와 정·재계 거물들의 계속된 충돌의 일환"이라고 표현했다.
명단 속 인물 중 한 명은 미셸 마르텔리 전 대통령의 인척이기도 한 기업인 샤를 생레미로, 미 마약단속국(DEA)으로부터 마약 밀매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지난 9월까지 미 정부의 아이티 특사였던 대니얼 푸트는 NYT에 "이번 암살이 마약·무기 밀매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 바보"라며 "아이티의 정치, 경제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