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여 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천 명대로 급증하고 위중증 환자가 9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필요 시 '특단의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추가 방역조치를 마지막까지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현 방역상황을 '엄중'하다 평가하면서도 실제적으로 뒤따르는 조치는 없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뒷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위기상황 인식은 방역당국도 동일하다면서, 경제·민생에 미칠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의 말과 행동이 엇갈린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방역조치를 차일피일 미룬다는 표현은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저희도 역시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적인 측면에서
지금 의료여력이라든가 전체 확진자 대비 위중증(환자)의 상황, 사망자의 발생현황, 병상 가동률 등을 봤을 때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 반장은
"(신규 환자가 정점을 찍는) 수요일, 목요일에 대개 확진자 규모 등을 주로 많이 평가하고 있다"며 "위중한 (방역)상황과 여타 사회·경제적 상황들을 함께 고려해
어떻게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총체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하루 확진자는
지난 8일 사상 처음으로 7천 명을 넘겼고(7174명), 9일 7102명→10일 7022명→11일 6976명(당초 6977명 발표에서 정정) 등 나흘 연속 7천 명 안팎을 기록했다. 이후 일요일인 12일에도 6천 명을 훌쩍 웃도는가 하면(6688명·당초 6689명에서 정정)
'주말 효과'로 인해 통상 환자가 크게 감소하는 전날(5817명)과 이날(5567명)도 5천 명대 중후반의 확산세를 보였다.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무려 6621명으로 이 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발생 환자만 6588.9명이다.
직전 주(12.1~7)보다 32.2%(1605.2명)나 증가했다.
의료대응체계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위중증 환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30명이 늘어나 총 906명으로 집계됐다.
중증환자는 이달 1일 700명대(723명)로 들어선 이후 1주일 만인 8일 800명대(840명)로 뛰어올랐고, 엿새 만에 900명을 돌파하는 데 이르렀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8할 이상을 차지하는 중환자의 급증은 사망환자 증가세로 이어져 전날 숨진 사망자는 94명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적 치명률은 0.83%(총 4387명 사망)까지 올랐다.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한 시민들이 모던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정부는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최우선의 과제로 고령층에 대한 집중적인 '3차 접종'(추가접종)을 수차례 꼽은 바 있다. 다만,
이날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접종률은 아직 37.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까지 부스터샷을 맞은 대상자는 총 711만 9948명으로 전체 인구의 13.9%,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16.1%다.
박 반장은 "저희들이 (지난 3일)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예방접종의 중요성들을 가장 먼저 강조했었다.
(3차 접종 등) 예방접종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나타날 시간은 아직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이외에 확진자 수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서 특별방역대책을 하면서 사적모임의 숫자 제한을 뒀다. 접촉빈도를 최소한으로 낮춤으로 인해 확산세를 낮추고자 했던 취지"라며 "다른 영업(제한) 등을 더 강하게 하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 이유, 우리 민생의 문제들을 함께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1월 2일까지 시행이 예정된 현행 사적모임 제재는 유행의 거센 불길을 누그러뜨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수도권은 6명, 비수도권은 8명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해 기존보다 가능인원을 4명씩 축소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규모 회식을 자제시킬 수는 있지만, 이동과 모임 자체를 줄이기는 어려운 숫자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
박 반장은 "사적모임 부분들이 (조치 시행 이후) 1주일 정도 지난 지금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드러났다"며 "그래서 어제(13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께서도 방역강화 조치에 대한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고 시인했다.
정 청장은 전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KBS 생방송 대담에 출연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제재 강화 등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3차 접종으로 고령층 어르신의 면역도를 대폭 올리고, 병상을 확충하고 재택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그 기간에는 거리두기를 어느 정도 강화해 접촉을 줄이고 확진자 규모를 줄여 일상회복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가장 효과를 발휘했던 방역대책으로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들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달 '위드(with) 코로나' 전환 이후 아직까지 다중시설에 대한 영업제한 카드는 꺼내지 않은 상태다.
황진환 기자박 반장은
"정 청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방역강화 조치에 있어서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거리두기 등"이라며
"만약 그런 부분(조치)들이 함께 이뤄진다면, 손실보상 부분과 (같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부분들은 앞으로 논의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가접종(3차 접종)에 위중증 및 사망을 예방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며, 재차 3차 접종을 독려했다.
박 반장은 "고령층인 접종완료자의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예방접종의 효과기간이 당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짧게 나타나서 접종을 가장 먼저 했던 고령층부터 돌파감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접종자들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낮아진다 해도 전체적으로 그런 확진자 규모가 많아지면 중증환자나 사망자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3차 접종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사망을 포함해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91.5% 낮다. 또 2차 접종자에 비해서도 중증화율은 57%나 낮게 나타난다"며 "(고령층의 3차접종) 비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우리 사회의 안전은 더욱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따라서
접종을 완료한 지 3개월이 지난 60세 이상의 고령층들은 반드시 면역 강화를 위해 접종을 서둘러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60세 이상 고령층의 예방접종과 방역패스의 준수, 모임과 외출 자제 등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현재보다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들게 되고 중환자실 등의 의료체계 여력은 여유를 더 찾게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