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OP(관측소) 방문에 앞서 군복을 입고 있다. 철원=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강원도 철원 최전방 부대를 방문했을 때 군복을 착용한 일이 유엔군사령부 규정 위반이라는 문제가 제기돼 유엔사가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사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0일 백골OP에서 전방사단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금지된 민간인 활동을 허용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위반사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정전협정 준수 저해 행위와 민간인을 과도한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윤 후보와 박병석 국회의장은 강원도 철원에 있는 육군 3사단과 6사단 전방관측소(OP)를 방문했다. 두 사람 모두 군복 상의를 입었다.
문제는 유엔사 규정 551-6에 있는 '3-3 유엔사 DMZ 안보견학장 방문객 제한사항 d항'과 '4-3 유엔사 DMZ 평화의 길 방문객 제한사항 d항' 9호에 민간인 방문객들이 '사냥용 복장 등 군대식 위장무늬가 있는 옷'을 입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사는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후보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을 관리하며 DMZ 일대를 관할하는데, 윤 후보가 방문한 백골 OP는 한국 육군 3사단이 운영하도록 승인돼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OP(관측소)를 찾아 전방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철원=국회사진취재단보도자료에서 유엔사는 "불행히도 지난 20일 최전방 사단은 이러한 법적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민간인들에게 (전투원 표식에 해당하는) 군복을 입혀 필요 이상의 위험에 처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유엔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추가 인원이 비무장지대를 출입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인들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특별히 지정해 통제하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는 것도 허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정전협정) 불이행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이 문제를 조사 중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정전협정 및 대한민국 정부와 체결한 기존 합의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정치인들이 군복을 입고 DMZ 최전방 부대를 방문한 일은 흔히 있었지만, 유엔사가 조사에 착수하기로 한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전날 언론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군 당국이 이러한 규정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관행적으로 정치인들이 방문할 때 군복을 입게 했던 전례가 반복됐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