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가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네 번째 월드 투어 '쓰리' 서울 공연을 열었다. 트와이스 공식 트위터전 세계 16개 도시에서 25회 규모로 진행한 세 번째 월드 투어 '트와이스라이츠'(TWICELIGHTS)는 2019년 5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팬들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다시 열기까지 2년 반이란 시간이 걸릴 줄은 누구도 예상 못 했다. 그래서인지 트와이스는 공연 중 팬들에게 '이렇게 만날 수 있어 좋다'라고 틈날 때마다 말했다.
26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트와이스의 네 번째 월드 투어 '쓰리'(Ⅲ)의 서울 공연이 열렸다. 당초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일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며 25~26일 이틀 일정으로 조정됐다. 네이버 '비욘드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중계까지 포함해 전 세계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 같은 마지막 날 공연이었다.
'쓰리'는 지난달 12일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제목 '포뮬러 오브 러브: O+T=<3'(Formula of Love: O+T=<3)처럼, '원스(팬덤)와 트와이스가 만나면 사랑이 된다'라는 뜻이 담겼다. '원스가 트와이스에게 주는 사랑'(Ⅰ)과 '트와이스가 원스에게 보여주는 사랑'(Ⅱ)이 더해져 더욱 '완벽한 사랑'(Ⅲ)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올해 10월 발매 직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83위로 진입한 첫 번째 영어 싱글 '더 필즈'(The Feels)로 공연이 시작됐다. 붉은색과 검은색을 포인트 컬러로 한 의상을 입고 나온 트와이스는 대규모 댄서와 합을 맞춰 '쓰리'의 시작을 알렸다. 두 번째 곡은 미니 8집 타이틀곡 '필 스페셜'(Feel Special)이었고, 세 번째 곡은 지효가 작사에 참여한 정규 2집 수록곡 '업 노 모어'(UP NO MORE)였다.
트와이스는 지난달 발매한 정규 3집을 위주로 세트 리스트를 구성해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세 곡의 무대를 선보인 트와이스는 모처럼 만나는 팬들을 보고 반가워했다. 앞서 신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비정규 공연장 운영 시간이 앞당겨지는 등 방역 수칙이 강화됐고, 트와이스의 이번 공연도 영향을 받았다. 멤버들 역시 혹시 대면 오프라인 공연을 못 여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며, '다시 만난 이 날'을 특히 기뻐했다.
채영은 "혹시나 저희가 진짜 (공연을) 못 할 수도 있었고, 연습하면서도 진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 이렇게 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너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사나 역시 "온라인으로만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회사에서 들었고 그게 콘서트 며칠 전이었다. 너무 힘 빠지더라"라며 "공연 다시 할 수 있다고 해서 열심히 했다"라고 부연했다.
콘서트의 현장감을 살리는 묘미라 할 수 있는 떼창과 함성이 금지된 공연이었기에, 트와이스는 팬들이 따라 할 응원법을 직접 알려주며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원'이라고 하면 다 같이 박수를 보내고, '투'라고 하면 발을 구르며, '쓰리'라고 하면 공식 응원봉인 캔디봉을 흔드는 것이었다. 긴 시간 이어지는 공연에도 팬들은 소리 지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응원법을 잘 지켰다.
팬들과 한 공간에서 만나는 대면 콘서트를 다시 열기까지 2년 반이 걸리는 동안, 트와이스는 누구보다 부지런히 활동하며 새 앨범을 계속 추가했다. 세 번째 월드 투어 이후 나온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이 각각 3장, 2장(모두 국내 기준)이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트와이스 지효, 사나, 채영, 쯔위, 나연, 모모, 다현, 미나. JYP엔터테인먼트 제공타이틀곡 '사이언티스트'는 물론 '에스프레소'(ESPRESSO), '아이콘'(ICON), '리얼 유'(REAL YOU), '문라이트'(MOONLIGHT), '선인장'(CACTUS), '알고 싶지 않아'(REWIND) 등 정규 3집 '포뮬러 오브 러브: O+T=<3'가 세트 리스트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효·사나·다현의 '푸시 앤드 풀'(PUSH & PULL), 나연·모모·채영의 '헬로우'(HELLO), 정연·미나·쯔위의 '1, 3, 2'도 전부 정규 3집 곡이었다.
데뷔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유닛곡 무대가 특히 눈에 띄었다. 장미 모양의 옷, 큰 리본을 꼬리처럼 단 옷과 끈을 활용한 안무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푸시 앤드 풀'은, 그동안 메인보컬로 활약한 지효가 랩 파트를 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2000년대 중반 패션을 연상케 하는 핑크빛 트레이닝복과 모자로 화려하게 등장한 '헬로우'는 미니멀한 느낌의 힙합 장르로 새로운 느낌이었다. 건강 문제로 불참한 정연 없이, 미나와 쯔위가 꾸민 레게톤 그루브 곡 '1, 3, 2'는 베일을 쓰고 나타나 신비감을 더했다. 모든 유닛곡이 장르나 분위기가 겹치지 않았던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나연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저희 곡이 새삼 정말 많은 것을 알았다. 타이틀곡, 수록곡이 정말 많아서 세트 리스트를 짤 때 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2년 만에 보여드리다 보니까 (그동안) 절대 볼 수 없었던 걸 많이 보여드리려고 욕심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채영은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좋은, 멋진 무대와 퍼포먼스"라고, 지효는 "'트부심'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무대를 화려하게 만들어 보았다"라고 말했다.
'업 노 모어', '퀸'(QUEEN), '샷 클락'(SHOT CLOCK) 등 정규 2집 '아이즈 와이드 오픈'(Eyes wide open) 수록곡도 3곡을 차지했다. 여기에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낙 낙'(KNOCK KNOCK), '모어 앤 모어'(MORE & MORE), '댄스 더 나잇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 '알콜-프리'(Alcohol-Free), '하트 셰이커'(Heart Shaker) 등 트와이스의 히트곡 메들리까지 더해졌다.
위쪽부터 지효·사나·다현의 '푸시 앤드 풀'(PUSH & PULL), 나연·모모·채영의 '헬로우'(HELLO), 미나·쯔위의 '1, 3, 2' 유닛 무대.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 이후 발매된 '모어 앤 모어' 무대를 팬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은 이번 콘서트가 처음이었다. 나연은 "'모어 앤 모어'가 체력 소모곡 1등이라서 정말 이 곡을 넣을지 말지 진짜 많이 고민했다. 그래도 원스가 한 번도 안 봤으니까 꼭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넣었고 보여드리니까 너무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공연 막바지 '약속할게 모두 간직할게'라는 손팻말 이벤트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뿌듯했던 순간 늘 함께였던 트와이스와 원스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 등이 공개돼, 멤버들은 감격했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트리, 눈사람, 산타, 루돌프 복장으로 나온 멤버들은 원래 앙코르곡으로 준비된 '올해 가장 잘한 일'과 '메리&해피'(Merry&Happy)를 부르고 나서도 계속 무대에 머물러 앙코르곡을 선사했다. 돌림판을 돌려 선택된 곡을 부르는 식이었는데, '베이비 블루 러브'(Baby Blue Love), '티티'(TT) 리믹스 버전, '누구보다 널 사랑해', '세이 유 러브 미'(SAY YOU LOVE ME), '다시 해줘'(Do It Again), '소중한 사랑'까지 총 6곡을 더해 공연은 저녁 8시 48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친 트와이스는 내년 2월부터 로스앤젤레스(LA), 오클랜드, 포트워스, 애틀랜타, 뉴욕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네 번째 월드 투어 '쓰리'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