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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장은 의자에 앉아 여직원 샤워장을 감상했다"

사건/사고

    [인터뷰]"사장은 의자에 앉아 여직원 샤워장을 감상했다"

    경기도 포천, 이주노동자 여럿 근무한 규모 있는 공장
    샤워실 옆 사장실? 특수거울 통해 안 훤히 들여다보여
    필리핀 노동자, 거울 저편에 번쩍하는 섬광 보고 신고
    신고 다음날 화재 발생…고용주 증거인멸 방화 의심돼
    여성 이주노동자 성범죄 많아…고용허가제가 부추긴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달성 (포천 이주노동자센터 대표)
     
    잠시 정치 얘기 내려놓고 사건사고로 가보겠습니다. 이게 단순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에게 생각할 걸 많이 남기는 사건인데요. 어제 <놓지마 뉴스>에서 짤막하게 전해 드렸던 그 사건입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공장에 직원들 샤워장이 있는데 샤워장에 달린 거울이 알고 보니 특수거울이었다. 즉 거울처럼 보이지만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리 같은 거울이었던 거예요. 그 특수거울을 통해서 사장이 샤워장 안을 들여다 봐왔다는 겁니다. 더 수상한 건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그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지금 이 공장은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사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뼈대만 남아 있습니다. 다 타버렸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근무하던 곳이랍니다. 신고한 사람 역시 외국인 노동자였습니다. 뭔가 여러분, 이상한 점들이 느껴지시죠? 이 사건을 파헤치고 있는 분. 포천 이주노동자센터의 김달성 대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김달성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달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사건의 자초지종부터 듣고 싶은데요. 경기도 포천에 이게 무슨 공장입니까?
     
    ◆ 김달성> 제가 어제 공장에 다녀왔는데요. 금형 사출공장이었습니다. 
     
    ◇ 김현정> 금형 사출공장이면 뭐 이렇게 쇠 가지고 뭐 만들고 이런 공장인 거예요?
     
    ◆ 김달성> 그 공장은 쇠로 뭘 만드는 것 같지 않고요. 쉽게 말하면 플라스틱 원료를 이렇게 고압으로 녹여서 어떤 틀에다가 넣어서 붕어빵을 찍어내듯이 플라스틱 제품을 찍어내는 공장으로 파악됐습니다.
     

    ◇ 김현정> 플라스틱 공장. 직원은 대략 몇 명쯤 되는 어느 정도 규모의 공장이에요?
     
    ◆ 김달성> 어제 가 보니까 건물 규모로 봐서 작지 않은 공장이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도 여럿이 노동을 했었던 그런 제법 규모가 되는 공장으로 이렇게 어제 파악이 됐습니다.
     
    ◇ 김현정> 문제의 샤워실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 김달성>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사출 금형 공장은 플라스틱 제품을 고열로 녹여서 고압을 이용해서 어떤 일정한 원하는 모양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있는데 이런 과저정 속에서 고열을 유지해야 되고 플라스틱을 또 그렇게 이용해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흔히 이런 공장은 분진이 많이 발생해요. 그러다 보니까 아마도 샤워실이 이렇게 특별히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분진이 많이 발생하니까, 즉, 지금 먼지가 많이 발생하니까 몸을 씻기 위한 샤워장이 필요했다는 거예요.
     
    ◆ 김달성> 네, 고열이 발생하는 작업장 (그래서 땀이 많이 나는 현장).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샤워장의 모습, 그러니까 불 타기 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샤워기가 쭉 설치돼 있고 그 샤워 꼭지 앞에 다 개개의 거울이 설치돼 있는 이런 식이네요?
     
    ◆ 김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거울이, 이 거울이란 것이 밖은 당연히 막혀 있어야 되는데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 같은 거울이었다. 이게 사실입니까?
     
    ◆ 김달성> 저도 이 특수거울을 처음 봤는데요. 그러니까 이 샤워실이 사장실 바로 옆에 있었다는 거. 그러니까 사장실 쪽에서 이 특수거울을 통해서 샤워실을 볼 때는 훤히 들여다 보이는 거고 샤워실에서는 그저 그냥 거울로만 보이는 거죠.
     
    ◇ 김현정> 세상에. 샤워실 옆에 사장실.
     
    ◆ 김달성>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장이 진술한 바에 의하면 이 특수거울을 설치한 지가 오래됐다고 그랬는데. 지난 27일날 필리핀 여성 노동자가 이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 거울을 바라볼 때 거울 저편에서 마치 무슨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처럼 번쩍하는 그런 섬광이 보였다는 거죠.
     
    ◇ 김현정> 섬광이 번쩍하고.
     
    ◆ 김달성> 네. 그래서 너무 놀라고 이상히 여겨서 경찰에 신고했던 겁니다. 그래서 경찰이 와서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특수거울이 발견됐고 성범죄의 여러 정황이 이제 밝혀지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사장이 사장실에서 샤워실을 바라보기만 한 게 아니라 그럼 촬영까지 했던 거예요?
     
    ◆ 김달성> 그렇게 또 조사가 되고 있네요. 그냥 바라보기만 한 게 아니라 촬영까지도 했다.
     
    ◇ 김현정> 촬영까지 했다.
     
    ◆ 김달성> 그래서 현재 경찰에서 사장의 핸드폰을 접수를 해서 포렌식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신고를 했고 바로 경찰이 현장에 왔고 다행히 사장까지는 검거를 했는데 그런데 공장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한 건 언제입니까?
     
    ◆ 김달성> 글쎄요. 참으로 이상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 필리핀 여성 노동자가 신고한 지 14시간 만에.
     
    ◇ 김현정> 14시간 만에요? 바로네요. 하루도 안 지나서네요?
     
    신고 다음날 새벽 화재로 타버린 공장 - 포천이주노동자센터 제공신고 다음날 새벽 화재로 타버린 공장 - 포천이주노동자센터 제공
    ◆ 김달성> 그렇습니다. 다시 말하면 27일날 신고를 하고 그다음 날 새벽에 이렇게 화재가 발생해서 어제 가보니까 작지 않은 규모의 건물인데 완전히 전소가 돼버렸어요.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사진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완전히 전소가 됐고 그 공장, 그러니까 샤워실이 있는 공장뿐만 아니라 옆에 기숙사까지 다 탔다면서요?
     
    ◆ 김달성> 그런 얘기죠. 완전 전소니까요. 모든 증거가 참 인멸된 거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누가 불냈는지는 아직 전혀 모릅니까?
     
    ◆ 김달성> 어제 현장에 가보니까 과학수사대에서 와서 화재 감식을 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봤는데요. 이제까지 나온 얘기에 의하면 그 사장님은 나한테 앙심을 품은 이주노동자들이 방화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런 얘기를 했던데요. 저는 오히려 반대로 의심이 됩니다. 여러 정황을 보거나 사건의 앞뒤 관계를 볼 때 오히려 고용주 쪽에서 방화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의심이 저는 듭니다.
     
    ◇ 김현정> 아니, 이미 검찰에 '내가 거울 그렇게 설치하고 들여다봤소'라고 자백을 한 상태인데 왜 그러면 화재를 냈을 거라고 추정하시는 건데요? 
     
    ◆ 김달성> 앙심이라는 표현을 했던데 이주노동자들이 여기에 대해서 무슨 앙심을 품을 이유가 없죠.
     
    ◇ 김현정> 그렇죠.
     
    ◆ 김달성> 피해를 당한 입장이고 타국에 와서 혈혈단신으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 김현정> 그러니까 물론 노동자들이 그럴 이유는 없어 보이고 사장이 그랬다고 추정하는 이유는 그럼 증거인멸이나 다른 곳에 혹시 설치된 것들을 가리기 위한 것들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정하시는 거예요?
     
    ◆ 김달성> 저는 그렇게 추정을 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 김현정> 저도 그 부분을 수사를 집중적으로 해야 될 것 같은데 과연 샤워실에만 이런 것을 설치했겠는가. 기숙사라든지 다른 곳에도 뭔가 성범죄의 정확들이, 증거들이 남아 있었던 건 아닌가를 더 수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달성> 저는 하여간 철저한 과학수사를 촉구합니다.
     
    ◇ 김현정>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마도 마음에 짚이는 게 있을 텐데 이게 최근에 정말 최근의 일인 것인가 이거 하나하고요. 또 사장만 봤을까? 이거 하나. 샤워실만일까, 뭐 이런 것들. 다 궁금해요.
     
    ◆ 김달성> 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아마도 기숙사에도 설치하지 않았을까, 몰래카메라 같은 것을. 그런 의심을 저는 하고 있습니다, 의심이지만.
     
    ◇ 김현정> 지금 남아 있는 단서라고는 휴대폰밖에 없는 거네요. 사장 휴대폰.
     
    ◆ 김달성> 그래서 상당히 중요한 단서라고 보여지는데 아무튼 철저한 과학수사를 촉구합니다.
     
    ◇ 김현정> 참 어떻게 이렇게 엽기 공포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놀라우면서 혹시 노동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에 더 만만하게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닐까, 이런 의심도 들어요. 어떻게 보세요?
     
    ◆ 김달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100만 명이 넘는데 이주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 성폭행이 많습니다.
     
    ◇ 김현정> 많아요?
     
    ◆ 김달성> 부수적인 배경이 있는데요. 현재 시간엔 그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들이 취업 비자를 갖고 들어올 때 고용주와 이주노동자 사이가 철저한 주종 관계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김달성> 그것은 국회에서 만들고 정부가 집행하는 고용허가제와 고용허가제 법이라는 것이 그런 주종관계를 만드는데요. 이 주종관계가 위계에 의한 성범죄, 성폭행을 도모하는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 김현정> 고용주의 사인이 없으면 비자 연장이 안 되는 고용허가제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지적을 해 주셨고, 그다음에 주거시설이 굉장히 불안정한 문제들, 이거는 계속 지적이 돼 왔거든요.
     
    ◆ 김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비닐하우스라든지 이런 기숙사인데 허름한 곳이라든지 이번 기회에 그냥 이게 해외토픽 보듯이 넘길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철저하게 밝혀내고 처벌하고 그 과정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 김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새로운 사실이 더 드러나는 대로 저희한테 연락을 주십시오. 목사님.
     
    ◆ 김달성>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달성> 네.
     
    ◇ 김현정> 포천의 한 공장에서 벌어진 정말 공포, 엽기 영화 같은 일입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김달성 목사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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