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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동맹설' 제기된 삼성·LG, 이번 CES에선 안 다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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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ED 동맹설' 제기된 삼성·LG, 이번 CES에선 안 다툴까

    핵심요약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년 만에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사라질 것이 거의 확실한 한 가지 논쟁이 있다.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TV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묵은 신경전, 혹은 자존심 경쟁이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세대 TV 패널 'OLED.EX'를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세대 TV 패널 'OLED.EX'를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OLED는 '번인'(잔상)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많다. TV시장에서 OLED는 절대로 보고 있지 않다."(2018년 3월 당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한종희 사장)

    "절대 안 한다. 우리는 설비가 없다. 삼성전자는 OLED TV를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2020년 1월 당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한종희 사장)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는 메인 기술로 자리잡고 있고, 이는 OLED 잔상이 소비자들에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2021년 1월 당시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년 만에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사라질 것이 거의 확실한 한 가지 논쟁이 있다.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TV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묵은 신경전, 혹은 자존심 경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형 마이크로 LED 110형, 101형, 89형 3가지 모델을 이번 CES 2022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 TV 라인업 중 최상위 제품으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2022년형 마이크로 LED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2022년형 마이크로 LED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또 독자 화질 엔진인 '네오 퀀텀 프로세서'(Neo Quantum Processor)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네오 QLED 신제품도 공개한다. 아울러 화면에 빛 반사를 방지하는 '매트 디스플레이(Matte Display)' 기술을 적용한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양산에 돌입한 차세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QD-OLED TV의 공식 데뷔는 미뤄졌다. 삼성전자가 이번 CES 2022에서 QD-OLED TV를 처음으로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일각의 관측이 빗나간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QD-OLED 생산이 초기 단계라 아직 물량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8.5세대(2천200X2천500㎜) 원장 기준 월 3만장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생산 라인의 안정화와 일정 수율 확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반면 전 세계 OLED TV 시장의 60%를 장악한 LG전자는 이번 CES 2022에서 97형 초대형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차세대 OLED 패널과 업그레이드된 영상처리기술로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내는 LG OLED 에보(OLED evo) 라인업을 필두로 2022년형 OLED TV 풀 라인업을 공개한다.

    LG 올레드 에보, LG QNED MiniLED 등 2022년형 TV 라인업과 오디오 신제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관 입구. LG전자 제공.LG 올레드 에보, LG QNED MiniLED 등 2022년형 TV 라인업과 오디오 신제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관 입구. LG전자 제공.TV용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도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이고, 테두리(베젤)를 30% 축소한 차세대 OLED TV 패널 'OLED.EX'를 선보인다. LG는 오는 2분기부터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OLED.EX'를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대세화'를 가속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800만대로 예상된다. 직전 전망치보다 약 8% 상향 조정된 수치로, 연간 전체 TV 출하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대형 TV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를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른바 '삼성-LG 동맹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삼성전자의 QD-OLED 패널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QD-OLED TV를 약 200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 안팎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이 큰 이유는 내년 삼성디스플레이 QD OLED 패널 공급량이 연간 100만대 수준에 불과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1100만대 수준의 WOLED 패널 생산능력 확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TV 16년 연속 1위인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신규 진입이 OLED TV 생태계 확대와 대중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55인치 OLED TV를 출시하는 등 당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 OLED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수율 문제로 OLED TV를 접고 QLED TV로 선회한 이후에는 OLED의 구조적 문제점인 '번인(잔상)'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2017년 9월과 10월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제목의 동영상과 '알아두면 쓸모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앞서 소개한 한종희 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과거 발언도 일종의 '기싸움'이자 '비방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설을 여러 차례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고객 상황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아마도 조만간 장래에 결정이 돼서 발표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삼성전자로선 이번 CES 2022에서 OLED 패널에 대한 공격을 더는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과거 발언을 뒤집고 LG의 OLED 패널을 자사 TV에 채택하겠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

    한 부회장은 이번 CES 2022에서 기조연설과 기자간담회를 하기로 돼 있다. 양사의 해묵은 신경전이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전략적 협력이 차지하게 될지, 이번 CES 2022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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