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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980억 횡령, 휴대폰 7대 중 4대 훼손…스모킹건 담겼나

사건/사고

    [단독]1980억 횡령, 휴대폰 7대 중 4대 훼손…스모킹건 담겼나

    오스템임플란트 사라진 돈과 금괴, 포렌식 중요 변수
    경찰, 차명폰 등 휴대전화 7대 압수했으나 4대 '파손'
    피해금액 중 용처 모르는 돈만 400억원 육박, 금괴 행방도 묘연
    사적 이익 위한 일탈인가, 조직적 횡령인가 '미스터리' 풀려야

    오스템임플란트 횡령범 이 모씨가 지난 6일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오스템임플란트 횡령범 이 모씨가 지난 6일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주범 이모(45)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7대를 발견했으나, 4대는 이미 파손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의도적인 훼손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발견된 복수의 휴대전화 중엔 타인 명의의 '차명폰'도 포함돼 있다. 치밀한 범죄 혐의의 은닉과 증거 인멸의 정황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씨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 가능성이 인정돼 현재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파손된 휴대전화 속엔 사건의 큰 쟁점인 행방이 묘연한 범죄 피해금액과 공범 여부의 핵심 증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경찰은 포렌식 작업에 주력 중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포렌식 성사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980억원 횡령, 용처 미확인 금액만 400억원대…피해 규모 늘어날 듯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경찰은 이씨의 8회에 걸친 횡령 혐의 피해금액 1980억원 중 회수된 100억원 외에 1434억원의 용처를 먼저 파악했다. 이씨의 키움증권 등 계좌 7개의 거래내역과 경기도 파주 자택에서 압수한 부동산 계약서 등이 근거가 됐다.

    이씨는 앞서 지난해 3월 이후 2회에 걸쳐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를 한 뒤 해당 금액 전체를 회사 계좌에 복구시켰다. 복원이 된 금액이라고 할지라도 혐의가 인정돼 전체 횡령 금액에 포함됐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6회의 이체 거래가 있었다. 165억원을 본인과 부인, 부동산 거래 등에 이체했다. 그리고 금괴 구매를 위해 681억원(851kg 상당)을 송금했다.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금액이 336억원, 계좌 내 주식형태로 남아 있다가 동결 조치된 금액도 252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이씨는 부인과 처제 명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리조트 회원권 등으로 7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종합하면 계좌 거래를 통해 분석된 자금이 1434억원이다. 부동산 자산 75억원을 합산하면 대략 1500억원 안팎의 자금의 용처가 확인된 셈이다. 전체 횡령액수 1980억원 중 회수된 100억원을 제외한 1880억원 중 400억원 가량의 돈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회수가 불가능한 주식 손실금 336억원과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400억원에 더해 남은 금괴(280억원 상당 추정)까지 합산하면 약 1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 역시 알려진 것보다 손실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의 개입 vs 가족과의 공모…진실은 휴대폰에?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정확한 피해 규모와 함께 범행의 동기와 경위, 공범 여부 등을 입증할 핵심 증거들은 압수된 차명폰과 파손된 휴대전화 속에 담겨 있을 공산이 크다.

    경찰은 오스임플란트재무팀 직원 2명과 이씨의 부인과 처제 등을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6일 1차 조사에서 제기된 이씨의 증언을 토대로 한 '윗선의 개입' 의혹도 핵심 검증 사안이다. 해당 조사에서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시로 비자금 조성을 위해 주식을 매매했다"며 사건의 최초 동기와 관련, '윗선 연관성'을 언급한 바 있다.

    회사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광장은 이씨 측 법무법인 YK에 보낸 내용증명서를 통해 "마치 이씨의 범행에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요 임원들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 같은 황당한 내용이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회장 개입' 의혹 기사가 나온 데 대해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당사 회장과 관련해 횡령 직원이 진술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빼돌린 금괴의 은닉과 수사 교란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주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의 공시 내용에서 피해금액이 1880억원으로 적시됐던 것과 경찰이 추산한 횡령 금액 사이에 100억원의 추가 금액이 있는 점을 놓고선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전체 횡령금액 중 1500억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880억원 중 1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80억원 가량은 개인 유용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추정치"라고도 했다.

    경찰이 계좌 분석을 통해 밝혀낸 미확인 용처의 규모와 대략적으로 비슷한 금액을 사측이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정황이다. 또 회사가 공시에 있어 피해금액을 100억원 가량 적게 신고한 것을 놓고도 사전 인지 여부에 따라 문제가 될 소지가 없지 않다.

    용처를 알 수 없는 수백원대의 자금, 증언이 엇갈리는 금괴의 행방 등 뿐만 아니라, '윗선의 사전 인지', 공범의 실재 여부 등도 휴대전화 포렌식을 포함해 향후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공범 수사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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