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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피하려던 10초의 사투…심정민 소령은 왜 조종간을 놓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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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민가 피하려던 10초의 사투…심정민 소령은 왜 조종간을 놓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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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오늘 영결식 엄수…대전현충원 안장
    공군 "민가 회피하기 위해 비상탈출 시도 안 한 것으로 판단"
    비상탈출하겠다고 두 차례 무전 보냈지만 실제론 탈출 못해
    1993년 2월 2일생,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주위 안타깝게 해
    KF-21 늦어지는 사이 계속 현역으로 남은 F-4와 F-5
    전시 작계 때문에 퇴역도 못 시켜 진퇴양난 빠진 공군

    고 심정민 소령. 공군 제공고 심정민 소령. 공군 제공지난 11일 수원 공군기지를 이륙하던 중 추락한 공군 KF-5E 전투기 조종사 고 심정민(29) 소령이 순직 사흘 만인 14일 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든다.

    특히 그는 10초 남짓 탈출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민가를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고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기체 뒤집혔지만 탈출 안 해…민가 피하려던 '10초의 사투'

    공군 최윤석 서울공보팀장(대령(진))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공군은 고 심정민 소령이 민가를 회피하기 위해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공군은 영공방위 임무 수행에 매진하는 가운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군에 따르면 고인이 조종하던 KF-5E 전투기는 11일 오후 1시 43분쯤 정상적으로 이륙해 고도를 올리면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바로 뒤 항공기 양쪽 엔진화재 경고등이 켜졌다.

    심 소령은 급히 상황을 전파하고 이륙했던 수원기지로 착륙하려 했지만 조종계통에 또 결함이 발생했다. 그는 이 사실을 무전으로 알렸지만 이와 동시에 전투기 기수가 급격히 아래로 떨어졌다.

    이 사실 또한 관제탑에 알리며 비상탈출하겠다고 두 차례 무전을 보냈지만, 심 소령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민가에서 약 100m 떨어진 야산에 떨어져 순직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전투기 사고가 날 때 근처에 민가가 있는 일은 드물지 않으며, 특히 수원과 화성은 수도권인 만큼 더더욱 그러했다.

    현재 공군은 조종기록장치에 남은 영상 등을 정밀분석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심 소령이 기체가 뒤집혔던 상황에서 이미 탈출이 가능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출좌석은 기체가 뒤집히더라도 이를 작동시키면 U자 형태를 그리면서 위로 떠올라 낙하산이 펴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기체가 뒤집힌 뒤 또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다 추락하는 10초 남짓 동안 조종간을 계속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공군은 그 시간 동안 심 소령이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1993년 2월 2일생, 공군사관학교 64기로 임관한 고인은 본인보다 개발은 물론 실제 생산 연식도 오래된 구형 KF-5E 전투기를 몰다가 순직했다. 아내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은 전투조종사로서 자부심이 남달라 평소 "나는 언제까지나 전투조종사로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공군은 전했다. 순직 당시엔 대위였지만, 공군은 그를 소령으로 1계급 특진 조치했다.

    교체 필요성 공군도 알지만, KF-21 늦어진 사이…2000년대 이후 13명 순직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의 한 야산에 공군 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군 관계자가 추락한 전투기 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의 한 야산에 공군 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군 관계자가 추락한 전투기 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군 당국은 설계와 도입이 오래돼 사고가 빈발하는 F-5 계열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KF-21 보라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KF-21 사업 진행 과정에서 타당성 검증 등 문제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이 오래된 F-4와 F-5 계열이 여전히 현역으로 쓰이고 있다.

    공군은 이미 비상출격(스크램블) 임무에는 F-15K, KF-16, FA-50 등을 주로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평시 이야기이며, 전시에 어디를 어떻게 공격할지 작전계획이 미리 정해져 있는 기계획공중임무명령서(Pre-ATO)에 의해 출격시켜야 하는 전투기 전력을 감안하면 공군이 전투기 400여대를 보유해야 한다.

    Pre-ATO를 비롯한 작전계획은 우리 군이 보유한 모든 전투기 성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짜여진다. 때문에 앞으로 도입될 좋은 전투기 한 대가 구형 전투기 여러 대를 대체한다면 필요한 전력 수는 더 적게 편성될 수 있다. 실제로 공군은 KF-21을 120여대 도입해 F-4와 F-5를 대체할 계획이다.

    하지만 언제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군 특성상, 공군은 그 전까지 구형 F-4와 F-5를 계속 운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는 사이 F-5 계열 전투기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00년대 이후 9건의 추락사고가 났으며, 조종사 13명이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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