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대한축구협회 제공"지금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백승호(25, 전북 현대)에게 2020년은 썩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소속팀 독일 분데스리가2 다름슈타트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고, 당연히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하지만 백승호는 담담하게 다음을 준비했다. 2021년 K리그1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다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백승호는 14일 터키 전지훈련 중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에 못 오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조급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다름슈타트에 있을 때 경기에 못 뛰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도 이 상황을 어떻게 빨리 해결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유럽 생활을 접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행선지는 전북. 백승호에게는 기회였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저절로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백승호는 "전북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경기에 많이 뛰다 보니 경기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가장 부족했던 체력적인 부분이, 경기를 많이 뛰면서 보완됐다. 특별히 발전했다기보다 경기를 뛰면서 경기 감각, 체력 등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백승호는 지난해 전북에서 25경기에 나섰다. 전북의 핵심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벤투호에서는 다르다. 같은 포지션에 정우영(알 사드)이라는 벽이 있다.
백승호도 "나보다 경험도 많고, 지금 경기를 보면 너무 잘한다. 보고 배우고 있다. 많이 보고 배우면서 어떻게 하면 저 자리에 갈 수 있을까 대화도 나눈다"면서 "어떤 것을 어필하겠다기보다 코칭스태프 지시 사항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살 터울인 1996년생들의 활약은 백승호에게도 자극제다. 현재 벤투호에는 김민재(페네르바체), 황인범(루빈 카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1996년생들이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백승호는 "진짜 대단하다. 형들 나이에 주전으로 뛰고, 대표팀에 자리를 잡았다. 대표팀에 와서 느끼지만, 경기에 뛴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 그 전에 대표팀에 오는 것조차도 힘들다"면서 "동기부여도 된다. 대단한 형들 사이에 낀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우리(1997년생)도 열심히 해서 그 자리에 갈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