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난 주말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해저화산이 폭발했어요. 그런데 그 위력이 얼마나 컸던지 1만km 떨어진 알레스카에서도 이 폭발 소리가 들렸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우주 위성에서도 또렷하게 폭발 장면이 찍혔습니다. 잠시 그 상황을 담은 위성촬영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빨간색 점 안에 화산 폭발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어요. 우주에서도 이 화산 폭발이 생생하게 보일 정도의 위력이었습니다. 지금 이 폭발의 여파로 통가 현지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락은 닿고 있지 않지만 아마 30m 파고의 쓰나미가 덮쳤을 수 있다라고 가능성을 제시한 전문가가 있어서 잠깐 연결을 해 보려고 합니다.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태경> 네, 안녕하세요.
통가 화산 폭발 위성 영상. MOAA(미 국립해양대기국) 제공 ◇ 김현정> 뭐 육안으로만 봐도 엄청나게 큰 규모인 것은 짐작이 되는데 이게 과학적으로 실제로는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 홍태경> 지금 해수면에 드러난 프레셔 웨이브(pressure wave) 해수면 압력파라고 해서 강력한 분출과 함께 생긴 압력파가 해수면에 드러났는데요. 그 면적만 봐서는 직경이 한 300km 정도 되는 굉장히 큰 규모의 분화입니다. 그러니까 이 프레셔 웨이브가 관측됐다는 것은 그 범위 안에 화산재라든가 화산 분출물들이 강력하게 분출됐다는 걸 의미하고요.
이 정도 사이즈 그다음에 이 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뚫고 화산재가 공기 중까지 올라간 것이 한 20km까지 관측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출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화산분출지수라고 하는 VEI(Volcanic Explosivity Index)라고 있는데 한 7정도에 맞먹는 굉장히 강력한 화산 분출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 정도 분출은 1000년에 한 번씩 지구상에서 관측이 되는 아주 큰 분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1000년에 한 번 나오는 화산 폭발이에요?
◆ 홍태경>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바다 밑에서 터졌는데 바닷물을 뚫고 20km를 더 화산재가 올라갔다는 거니까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뭐 사실은 상상이 잘 안 될 정도인데요. 지금 통가와는 통신이 끊어졌다고 그러는데 통가 섬이 큰 나라가 아니잖아요. 큰 섬이 아니잖아요. 괜찮겠습니까?
◆ 홍태경> 통가는 알려져 있기로는 최고 해발 고도가 한 1000m 정도까지 되기는 하는데요. 대부분의 지역이 한 100m 이하의 아주 저지대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만약에 파고가 한 30m 정도 되는 파고가 밀어닥치게 되면 해안 저지대는 거의 모두 침수가 되거나 피해를 보기 때문에 굉장히 막대한 피해가 예상이 되고요. 또한 이 통가는 이 화산 분출 지역으로부터 남동쪽 방향으로 한 70km 정도 떨어져 있거든요. 이 화산재가 이 지역을 다 덮고 있기 때문에 이 통신두절은 물론 비행기 같은 것들도 운항하기 곤란한 상황이 될 거고요. 그래서 화산재로 인해서도 또 피해가 굉장히 커질 수 있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일단 30m 파도 높이가, 파고가 30m짜리 쓰나미가 덮쳤을 수 있고 거기다가 화산재가 이 나라를 뒤덮었을 수 있다. 그런데 통가는 여러분, 면적이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 창원시 정도 돼요. 큰 곳이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 걱정인 건데. 이 나라 전체가 화산재에 덮였거나 섬나라가 가라앉거나 이랬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 홍태경> 가라앉기는 어렵고요. 이 통가 자체가 이 화산 분화로 인해서 만들어진 국가다 보니까 이곳 자체도 꽤나 해발 고도가 그런 까닭으로 높은 데는 1000m까지 이르는 겁니다. 그래서 이거로 인해서 가라앉거나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건데 이 화산 분출에 의해서 직접적인 그런 쓰나미라든가 직접적인 화산재에 의한 피해가 굉장히 크게 예상이 되고요. 또 이 통가가 가까이 있다 보니까 통가에 관심이 많지만 이 근처에 피지나 사모아 섬이 한 800km하고 1000km 떨어진 거리에 또 있거든요. 이 섬들도 마찬가지로 피해가 좀 예상이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추가 폭발 가능성도 있습니까?
◆ 홍태경> 이 폭발 자체가 워낙에 규모가 컸고 우리가 폭발하게 될 때는 마그마방(마그마가 채워진 공간)이라고 하는 곳에서 마그마가 분출을 하는 건데 이곳의 사이즈가 보통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규모 분화를 하고 나면 연이어서 소규모 분화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이 정도 큰 분화가 연이어서 일어나기는 물리적으로는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지진 한 번 크게 나고 나면 여진이 며칠 동안 계속되잖아요. 화산 폭발도 한 번 크게 일어나면 조그마한 화산 폭발이 따라올 수는 있지만 이렇게 큰 것이 또 벌어지지는 않을 거다. 그 말씀.
◆ 홍태경>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본도 1.2m 파고 정도의 쓰나미 경보가 내려지고 그랬는데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세요?
◆ 홍태경> 지금 일본 같은 경우는 이 화산으로부터 한 8000km 정도 떨어진 북서쪽 방향에 위치해 있는데요. 그 방향으로 알래스카라든지 북동쪽 방향의 미국 해안에서도 굉장히 높은 파고의 지진해일이 관측이 됐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거리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파고가 유지된다는 것은 북쪽 방향으로 분출이 굉장히 강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고 그 방향으로 높은 파고가 만들어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거든요.
그에 반해서 호주나 뉴질랜드는 이 남쪽 방향으로 위치하고 있는데 그곳은 거리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파고가 높지 않았 거든요. 그래서 그런 점이 오히려 통가가 피해를 조금 덜 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워낙에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통가의 피해가 크게 예상이 되는 거고요. 분화가 또 다시 북쪽 방향으로 이렇게 된다면 또다시 큰 파고가 일본이나 알래스카 쪽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영향은요?
◆ 홍태경> 우리나라는 일본 열도에 의해서 가로막혀 구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지는 않고요. 대부분의 큰 파고는 일본 열도에 아마 도달할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 김현정> 제일 근본적인 질문. 1000년에 한번 나오는 화산 폭발이 왜 지금 거기에서 나온 거죠?
◆ 홍태경> 통가 지역은 판과 판이 충돌하는 충돌대 지역에 있습니다. 태평양판과 그다음에 호주판이 충돌하는 충돌대 위에 통가 트렌치(trench, 해구)라고 해서 통가 해구가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아주 큰 판들이 충돌을 하면서 지진도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충돌하는 곳에서는 마그마도 쉽게 형성이 되고 화산이 발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이 정도의 큰 규모의 화산 폭발은 아주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여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직접 겪어본 일은 많지 않을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 김현정> 원래 자주 일어나는 판과 판이 부딪히는 지역이기는 한데 왜 이렇게 큰 것이 지금이냐에 대해서는 이거는 뭐 우리가 답할 수 없는 문제겠네요.
◆ 홍태경> 네, 그렇기는 한데요. 1000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까 가까운 과거에서도 분명히 이런 분화가 있었을 거라고 예상이 되고요. 이런 일들은 미래에 또다시 시기가 되면 다시 도래할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 김현정> 에너지가 응축되면 어느 순간은 폭발하는 시간이 오는 거니까. 그게 지금 이라는 거죠. 아무튼 걱정입니다. 통가하고 빨리 통신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말이죠. 홍태경 교수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