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연합뉴스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실시한 비무장지대(DMZ) 동부지역 생태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이 2년 연속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DMZ 관할 부대에서 보안검토를 거쳐 보내온 202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의 무인센서카메라 촬영 자료 분석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군부대와의 협력을 통해 DMZ에 무인센서카메라로 야생동물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확인 사항은 동부지역 DMZ 현장 자료 분석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월 16일(A지역)에 반달가슴곰 성체 1마리가 처음 포착됐고, 다음 달인 5월 29일에는 5.6km 떨어진 다른 곳(B지역)에서 성체 1마리가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혔다.
환경부 제공지난해 6월 1일에는 B지역으로부터 1.7km 거리 다른 곳(C지역)에서 반달가슴곰 성체 1마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환경부 제공이보다 앞서 지난해 4월 21일에는 C지역에서 다시 1.7km 떨어진 곳(D지역)에서 성체 1마리가 포착됐고, 같은 장소에서 8월 21일 성체 1마리가 확인됐다. 지난해 4월 21일, 6월 1일, 8월 21일 포착된 개체는 동일한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부 제공 훨씬 전인 2018년 10월 12일 C지역으로부터 6.2km 떨어진 E지역에서 생후 8~9개월 반달가슴곰이 포착된 바 있다. 이 개체와 2021년도의 성체가 동일한 지는 불분명하지만, 국립생태원은 반달가슴곰이 행정구역을 넘나들며 DMZ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 제공반달가슴곰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2001년 지리산 일대 5마리를 시작으로, 현재 지리산·덕유산·수도권 등지 70여 마리까지 복원사업을 확대 진행 중이다.
환경부 제공환경부는 이번에 확인된 DMZ 일대 개체들이 복원이나 사육된 개체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들 반달가슴곰이 야생 개체인지 여부는 전문가와 군 관계자 등의 논의를 거쳐 장기적으로 확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반달가슴곰의 DMZ 서식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도 현지 생태계 조사를 강화해 체계적인 보전·관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