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의 코카콜라 상품 진열 모습. WSJ 캡처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식 후원사들이 예전과 달리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정부의 신장지역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펼치는 등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이 가져올 손익을 계산한 결과로 보인다.
비자카드의 경우 2018년 평창올림픽 100일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올림픽 때 선보일 신기술 등을 선전했지만 이번에는 트위터에서 어떤 소식도 발표하지 않았고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사진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당시 비자 광고에 올림픽 로고를 사용한 모습. WSJ 캡처평창올림픽 때 '편견을 넘은 사랑'이라는 캠페인을 펼친 P&G나 대규모 TV 광고를 내보냈던 코카콜라도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미국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 광고를 보내지 않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전세계 올림픽 파트너는 알리바바와 코카콜라, 인텔 등 13개사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은 올림픽을 후원하는 대가로 올림픽 로고 등을 광고에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상위 기업들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회에 10억 달러(약 1조 2천억원) 이상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사들이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도 몸을 사리는 것은 신장 위구르족과 홍콩 민주주의 억압 등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전 세계 200여개 인권 관련 단체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 후원이나 경기 중계방송을 취소하라는 서한을 보내고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메가는 베이징 올림픽을 기념하는 새로운 시계를 출시했다. 사진은 2020년 베이징에 있는 오메가 상점. WSJ 캡처모든 후원사들이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의 시계 업체 오메가는 베이징 올림픽을 기념하는 모델을 출시하는 등 예년과 비슷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올림픽 후원사 중 하나인 코카콜라는 올해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인 카타르와 관련해 이주 노동자들에게 월드컵 경기장 건설을 위해 비인간적이고 치명적인 조건을 강요했다고 비판했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또 다른 후원사인 인텔은 신장 인권 문제를 이유로 협력업체들에게 신장에서 나는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중국 관영매체와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꼬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