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현금인출기냐?'…외인 던진 LG엔솔, 연기금 웃돈 주고 대량 매수

경제정책

    '현금인출기냐?'…외인 던진 LG엔솔, 연기금 웃돈 주고 대량 매수

    연기금, 이날 LG엔솔 399만8천주 사들여…매수단가 52만 6869원 추정
    외국인 매도가 51만5586원 추정…연기금, 더 비싼 가격에 매수
    종가 대비 총 875억 손해…한국 증시 끌어내린 '빌런'된 연기금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상욱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영수 (주)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이창실 (주)LG에너지솔루션 CFO,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연합뉴스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상욱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영수 (주)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이창실 (주)LG에너지솔루션 CFO,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연합뉴스LG에너지솔루션 상장 첫날인 27일,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팔아치운 LG엔솔 주식을 연기금이 '더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LG엔솔은 개장하자마자 59만8천원까지 오르며 '따상'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외국인의 강력 매도세로 주가는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상장 직후 1시간만에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이 112만주. 이 때문에 LG엔솔 매물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한때 45만원 선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는 287만8천주, 1조4978억원 규모다.

    이날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하락하며 2600선도 붕괴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중심인 연기금이 등판했다. 지난 13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팔자'세였던 연기금이 오전부터 순매수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연기금이 사들인 것은 오직 LG엔솔 뿐이었다. 기업 실적이나 가치와는 상관없는 매수세였다. 이날 연기금은 총 399만8천주, 2조106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코스피 대형주는 팔아치웠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1763억원 어치를 팔았고, SK하이닉스는 610억원, LG화학도 63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연기금은 결론적으로 한국증시를 끌어내린 '빌런'(악당)이었던 셈이다.

    심지어 연기금은 LG엔솔을 외국인의 매도금액보다 더 비싼 금액에 사들였다. 이날 LG엔솔 주식의 외국인 평균 매도단가는 51만5586원 정도로 추정된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하면 주당 21만5586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연기금의 평균 매수단가는 52만6869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외국인이 판 51만5586원보다 더 비싼 가격이다.

    LG엔솔의 첫날 종가가 50만5천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하루에만 연기금은 주당 2만1869원, 총 874억3226만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판 물량을 연기금이 비싸게 산 셈이다. 국내 우량주를 1월 내내 되팔며 대형주 하락을 이끌었던 연기금이 LG엔솔은 비싼 가격으로 대량매집했다. 결과적으로 상식에 맞지 않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투자자들도 투자정보카페나 주식 게시판을 통해 "국민연금 내는 사람들만 호구가 된 것 아니냐", "다른 주식은 모두 패대기치고 엔솔 매수해주면서 외인들 배터지게 만들었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LG엔솔만 콕집어 매수하며 순매수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연기금은 올해 개장이후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 6148억원을 순매도하며 연초 하락장을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도 자산배분 비율 조정을 명목으로 24조 1429억원을 순매도해 다시 찾아온 '박스피'(박스권+코스피)의 주역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위해 어쩔수 없이 변동성이 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지난해 연기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우량주를 내다팔며 사들이 종목들이 대부분 크래프톤.카카오페이.하이브.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 등 최근 1~2년 내에 상장한 신생사인 동시에 성장주로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는 점에서 연기금의 자산 운용 원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