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연합뉴스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까지 한국 동계스포츠는 빙상 종목 위주였다. 스노보드와 스키 등 설상 종목은 메달은 커녕 올림픽 출전 자체도 어려웠다.
평창에서 이상호(27, 하이원)가 일을 냈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 성적으로 16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 뒤 1대1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리는 종목. 이상호는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0.43초 차로 뒤져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설상 종목 최초 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원도 정선 출신 이상호는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시작해 '배추보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평창 올림픽 이후 기복이 있었다.
2019년까지는 월드컵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따면서 평창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20년 1월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수술대에 오른 뒤 재활에 매진했다. 몸이 좋지 않으니 성적이 나오기 힘들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금씩 살아났다. 2021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스위스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금메달을 땄고, 이어 은메달까지 획득했다. 1월에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2021-2022시즌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평행회전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AP통신도 "이상호가 드미트니 로지노프(러시아)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지노프와 함께 월드컵 랭킹 1위 스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가 이상호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이상호도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다. 각오는 지금까지 성적으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컨디션도 좋아서 하던 대로만 하려고 한다"고 자신했다.
이채원. 연합뉴스6번째 올림픽 나서는 이채원
스키 크로스컨트리 이채원(41, 평창군청)은 베이징 올림픽 한국 최고령 선수다. 심지어 크로스컨트리 사령탑 임의규 감독보다 3살이 많다.
어느덧 6번째 올림픽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번째 올림픽에 출전한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로는 5번째다. 앞서 이규혁(빙상), 최서우, 최흥철, 김현기(이상 스키점프)가 6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
이채원은 5일 크로스컨트리 여자 15km 스키애슬론에 출전한다. 한국 선수단의 첫 일정.
현실적으로 메달 가능성은 적다. 5번의 올림픽 가운데 최고 성적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30km 프리 33위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역사상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평창에서도 15km 스키애슬론 57위, 10km 프리 51위를 기록했다.
이채원은 "베이징에서는 현실적으로 꼴찌를 하지 않는 것이 목표겠지만,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한번 30위권에 진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