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한국 축구의 첫 외국인 사령탑은 아나톨리 비쇼베츠(우크라이나) 감독이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이 끝난 1994년 7월 한국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어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2001년 1월 부임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일궈냈다.
이후 움베르투 쿠엘류(포르투갈), 조 본프레레(네덜란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핌 베어백(네덜란드), 울리 슈틸리케(독일)이 한국 국가대표를 지휘했다.
하지만 한국 국가대표 사령탑은 외국인 감독에게 독이 든 성배였다.
쿠엘류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도 마치지 못하고 경질됐고, 본프레레 감독은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고도 잘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본선을 지휘한 뒤 하차했다. 베어백 감독, 슈틸리케 감독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2018년 8월. 대한축구협회가 파울루 벤투 감독을 데려올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로 그쳤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다. 때로는 고비도 있었지만, 확실한 팀 컬러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월드컵 예선을 치렀다.
2018년 8월22일 부임 후 카타르행 티켓을 손에 넣은 2022년 2월2일까지 취임 1261일째다. 외국인 감독은 물론 역대 한국 국가대표 감독(총 73명, 감독대행 및 중복 부임 포함) 중 최장수 감독이다. 카타르 월드컵까지 치른다면 4년을 훌쩍 넘기게 된다. 종전 기록은 슈틸리케 감독의 995일이다.
특히 외국인 감독으로는 처음 월드컵 예선과 본선을 모두 책임지는 사령탑이 됐다.
앞서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을 치르지 않았고, 쿠엘류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과 본선을 나눠 치렀다. 슈틸리케 감독은최종예선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경질됐다.
한국 사령탑 중에서도 월드컵을 예선부터 본선까지 이끈 감독은 1994년 미국 월드컵 김호 감독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차범근 감독,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허정무 감독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