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3일 열린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일자리 공약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충돌하며 불꽃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특히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장동 의혹을 집중 공략했고, 이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관한 윤 후보의 견해를 캐물으며 압박 공세를 가했다.
윤석열 "제대로 설계했나" vs 이재명 "김만배 누나의 尹 부친 집 매입이 우연?"
윤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대장동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첫 주제로 '부동산 대책'이 도마에 올랐지만 부동산 이슈와 대장동 의혹을 연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윤 후보는 "LH 사태, 대장동 게이트, 권력과 유착된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반칙들이 미래 세대에 좌절감을 줬다"며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한 게 맞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우선 국민의힘이 방해를 했더라도 100% 공공개발을 못한 점을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면서도 "(김만배씨 등) 업자들이 '이재명 시장을 12년 동안 찔러봤는데 씨알도 안먹히더라'라고 하고, '윤 후보는 내가 한 마디만 하면 죽는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장동 사업으로) 이익 볼 일이 없다"며 "(그 업자들이
)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주지 않았냐"고 반격했다. 김만배씨의 누나 김모씨가 지난 2019년 윤 후보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교수가 급매물로 내놓은 연희동 주택을 19억원에 매입한 부분이 오히려 유착 의혹이 있다는 지적이다.
추가 주도권 토론에서도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재차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국민들이 궁금한 부분은 '
어떻게 김만배나 남욱이나 정영학 같은 사람한테 합쳐서 3억5000만원 리스크만 지고,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이 돌아가게 설계를 했냐' 그걸 묻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님은 이거 생각해보셨냐. 저축은행 대출비리를 왜 봐줬을까. 우연히 김만배씨 누나는 왜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샀을까"라며 "
왜 국민의힘은 업자들을 위해 극렬하게 공공개발을 막고 LH 사업 포기시켰을까"라고 반문하며 맞불을 놓으며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이재명 "중국 반발로 경제 망쳐" vs 윤석열 "수도권 방어 필요"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선 사드 추가배치와 한반도 비핵화 등 북한을 둘러싼 안보 현안을 두고 충돌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만날 국가 정상을 우선순위로 뽑아야 하는 선택 질문에 대해
이 후보는 "상황에 맞춰 효율적인 상대를 만나야 한다"고 했고,
윤 후보는 미국 대통령, 일본 수상, 중국 주석, 북한 국무위원장 순으로 만나겠다고 답했다.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안보 분야 토론에선 이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최근 윤 후보가 SNS를 통해 '사드 추가배치'라는 공약을 제시한 부분을 겨냥해
"우리나라 무역의 2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연간 무역수지 흑자가 중국에서 50조원 이상 발생한다"며 "사드 배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라서 (북한 미사일의 수도권 방어에) 해당이 안 된다. 왜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추가 배치 장소를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에는 고각 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가) 필요하다"며 "요격 장소는 꼭 수도권이 아니어도 되지만, 위치는 군사적으로 정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국토보유세 철회' 논란 압박 공세 윤석열…에너지 지식 활용 이재명
경제 성장과 일자리 공약 등 경제 공약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국토보유세' 등 이 후보의 공약 선회 행태를 지적했고, 이 후보는 'RE100'과 'EU텍소노미' 등 에너지 분야 관련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윤 후보를 압박했다.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달 발표한 '신경제비전'을 언급하며 "정부가 해야 한다는 대대적인 그 재정투자는 어디에 어떤 식으로 쓰실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산업전환을 위해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설명을 이어가자, 윤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재량을 발휘해 답변을 끊었다. 윤 후보가 재차
"디지털 전환 등 재원에 국토보유세 50조원, 탄소세 등을 언급했는데 국토보유세는 토지이익배당금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행) 하실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는 "기본소득은 일반회계에서 하니까 당연히 할 것이고,
탄소세와 보유세 증가분을 국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하되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토론에선 이 후보가 다소 전문적인 영역의 지식을 활용해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 후보가 'RE100'과 'EU 택소노미' 등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자, 생소한 용어에 당황한 듯한 윤 후보는 해당 용어에 대한 설명을 이 후보에게 부탁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 후보가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냐"고 묻자, 윤 후보는 "다시 한 번 말해달라. RE100이 뭐냐"고 재차 물었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를 의미하는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전체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한다는 캠페인이다. 구글과 애플, MS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SK그룹 8개 관계사를 시작으로 참여 기업이 증가 추세다.
세계적인 석탄에너지 감소 움직임과 함께 나타난 EU택소노미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EU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된 논의가 있다.
윤 후보가 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몰아붙였고, 윤 후보는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 후보가 재차 설명 후 원전 추가 건설 예상 입지를 묻자 윤 후보는 "지금 여기서 제가 어디에다 (원전을) 짓겠다고 할 순 없다"며 "핵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이 아마 신재생에너지 고도화 기술 못지 않게 빨리 되지 않겠나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