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1일 열린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관련 의혹을 제외한 '네거티브 카드' 대부분을 꺼내든 윤 후보는 토론 중에도 "매번 다른 말을 하신다", "내 질문 시간이다"라며 1차 토론 때와 비교해 확연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 초반부터 대장동 의혹을 꺼내며 이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청년 정책 토론 시간이었지만, 윤 후보는 공정을 매개로 대장동 개발 당시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비율이 줄어들었다 점을 짚는 등 이 후보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자신을 향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공세가 들어올 때도
"이재명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작은 사건임에도 더 검찰에서 (인력을 더) 투입했고 아직까지 무슨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받아쳤다. 상대 공세에 역으로 공세를 취하는 순간이었다.지난 토론 당시 대장동 의혹에 집중했던 윤 후보는 이번엔 백현동·정자동 용도 변경 특혜 의혹 등으로 이 후보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행정의 달인이라고 늘 말을 하시는데"라고 이 후보를 힐난하며 "(백현동 옹벽 아파트 부지는) 용도변경이 2번이나 반려됐는데, 이 후보의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하신 분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되니까자연 녹지에서 4단계를 뛰어넘어 준주거지가 됐고 용적률이 5배가 늘었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중간중간 "허위 사실이 많다"며 반박해 들어 오는 이 후보에게 "제가 질문하고 있다"며 틈을 주지 않았다. 이 후보가 "30초 답변시간을 주고 질문하라", "법률가가 룰은 지켜라"라고 반발할 정도였다. 이 후보는 "(용도변경은) 성남시에 공공기관을 이전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가 요청한 것이고, 저는 계속 반려했다"라며 "나중에 성남시에 최대 이익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국토부와 식품연구원이 요구하는 대로 법에 따라서 용도를 바꿔준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이 후보의 반박성 응수에 윤 후보는 또 "참 말씀하시면 늘 사실하고 다른 말씀을 하신다"라고 마무리까지 공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두산그룹이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정자동 병원 부지 용도 변경을 꺼내며 "정자동에 두산그룹이 소유한 병원 부지 3000평을 상업 용도로 용지 변경해주면서, (두산그룹이) 72억 원에 취득한 것이 수천억 원으로 급상승했다"라며 "두산은 담보대출로 1300억 원을 받아서 자금난을 해소했다. 이후 1년에 21억 원씩 총 42억 원을 성남FC에 후원금 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 땅은 30년 전에 병원을 짓다 중단해서 흉물로 남은 것을 바꿔줘 세금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기고, 공공취득으로 300억 원 이상 환수했는데 기업 유치를 잘했다고 칭찬해야지 비난하는 게 맞나?"라고 반박했다.
2차 토론에서 윤 후보는 사실상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관련 의혹을 제외한 모든 의혹을 꺼냈다. "김혜경 씨 문제는 이미 국민들이 판단을 내렸다", "
영부인을 뽑는 선거도 아니고, 김 씨 문제까지 언급하면 그야말로 진흙탕이 된다", 등의 당내 의견이 강했고, 윤 후보 자신 역시 배우자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이나 허위경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날 윤 후보는 토론이 진행될 수록 여유 있는 모습이 늘고 있다는 평가는 당 안팎에서 나왔다. 정치 경험이 많고 달변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후보에 비해 윤 후보가 상대적 약체일 것이란 분석은 더이상 맞지 않게 됐다
. 지난 당내 경선 때만 하더라도 토론 중간 언제 물을 마셔야 할지도 몰라 고생했던 윤 후보가, 이날은 상대가 자신에게 공세를 펼치는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토론을 마친 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늘 아쉽다"라며 "네 사람이 토론하면 시간 제한이 있고, 질문하면 엉뚱하게 다른 소리로 도망가는 분도 있다. 규칙대로 해야지 어쩌겠는가"라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