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및 정부 규탄대회''에서 자영업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자영업자 200여명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대하며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철폐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24시간 영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오후 2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소상공인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정부 규탄 광화문 총집회'를 열고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온전한 손실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 피해보상 매출에 상관없이 피해업종 모든 업소 보상하라!',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 살생하는 정부는 각성하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우리는 생존권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며 "손실을 100% 보상받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10명은 절박함을 호소하며 삭발하기도 했다. 앞서 코자총은 지난달 25일 여의도에서 정부 방역지침에 항의해 299명 릴레이 삭발 시위를 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및 정부 규탄대회''에서 자영업자들이 삭발식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부산 해운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양희경(50)씨는 삭발식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20여년 제 인생, 단 2년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며 "K-방역이 성공적이고 대한민국이 살기 좋다고 하는데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느냐"고 발언했다.
이어 "(정부가)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당장 오늘부터 뭐든지 철폐하라"며 "한 시간 두 시간 숫자만 만지작거리지 말고 조건 없이 모든 제한을 없애라"고 주장했다.
이날 삭발식에 참여한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이회준 기획실장은 "단란주점 같은 경우 오후 8시 이후에나 손님이 들어오는데 9시까지 영업하고서 문 닫으라는 건 차라리 집합 금지보다 더 악랄하다"며 "가장 피해를 본 업종인데도 보상에서 제외시켰다는 게 가장 억울하기 때문에 오늘 삭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오후 2시 50분경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정책건의서와 삭발한 머리카락 등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오후 3시 30분경 집회를 마쳤다.
정책건의서에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 철폐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상 포함 △손실보상 소급 적용 및 100% 보상 실현 △서울·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 내용이 담겼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및 정부 규탄대회''에서 자영업자가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머리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코자총은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 영업 규제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라는 집단 소송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업시간 제한 철폐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1일부터 소속 회원들을 중심으로 '24시간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집회는 일부 자영업자가 펜스로 둘러싸인 집회장에 들어오지 못해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경찰은 4개 중대 250명 경력을 투입해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살폈다. 당초 299명 집회 신고 인원 제한으로 인한 충돌이 예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