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새벽 부산 영도구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방문해 즉석 연설을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15일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경부선'을 주파하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유세 내내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중도층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자 첫 일정으로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았다.
그는 "남부수도권의 중심 도시가 될 부산을 첫 출발지로 정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우리 모두가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자는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전 부산 진구 부전역 앞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이 후보는 이어 오전 8시30분 부산 구도심의 상징인 부전역을 방문했다. 출근시간대 부전역에는 주최측 추산 2500명, 경찰 추산 1000명의 시민이 모여 이 후보의 연설에 연호했다.
부전역 유세장에서도 이 후보는 "국가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과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G5,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드는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좌우 이념을 넘어 좋은 정책과 인재를 적극적으로 쓰겠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라도 출신이면 어떻고 경상도 출신이면 어떻습니까.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습니까.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습니까"라며 "국민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더 유능하게 우리가 가진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고 편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일을 최대치로 해내 좀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는 게 정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의 정책이라도 박정희의 정책이라도 갖다 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부산 유세를 마치고 대구로 이동한 이 후보는 12시쯤 동성로 시장 유세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대구에서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점을 인식한듯 자신이 경기도지가 재직 시절 신천지 시설폐쇄·강제검사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신천지가 코로나19를 퍼뜨리고 방역에 비협조할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 해서 명단을 구하고 방역조치를 제대로 했다면 단 한명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가의 의사결정은 과학적 합리성에 기초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교 주술집단의 정치적 반격이 두려워서 어떤 정치인도 사교 집단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할 때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쥐꼬리만 한 도지사의 방역권을 활용해서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 명부를 확보했고 모든 시설을 폐쇄했다. 교주 이만희의 아방궁까지 직접 가서 검사를 강제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이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대구에서 이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추미애 전 장관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신천지 성도는 무섭고 우리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생명은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건진법사의 말은 들어야 하고 대통령이 당부하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지시는 거역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맹공에 나서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설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자신이 압수수색을 지시했지만 윤 당시 총장이 영장을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후보는 대전을 방문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를 주장한 윤 후보의 공약을 에둘러 비판하며 자신은 평화와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구애했다. 앞서 윤 후보는 수도권 지역 방어를 위해 사드를 추가배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충청도에 배치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재섭 전 최고위원이 충남 계룡과 논산을 후보지로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대전시 으능정이 거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하트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이 후보는 눈발이 내리는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유세현장에서 "충청도에 흉악한 사드 대신 보일러를 넣어드리겠다"며 "제 처가댁에 갈등과 증오가 아니라 화해와 성장과 평화를 선물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충북 충주 출신이다.
대전 유세가 끝난 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을 방문했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며 통합의 의미를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열린 첫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오후 7시가 넘어 고속터미널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후보는 단상 너머와 터미널 2층 펜스를 가득 채운 시민들을 향해 유세를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유세를 마친 뒤 복귀한 이낙연 선대위원장과 정세균 상임고문, 송영길 당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도 총출동해 단상에서 이 후보를 지원했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도 경제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한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영화 <동막골> 대사를 인용해 "마을 주민이 행복하게 살자 인민군 장교가 마을 이장에게 '동무 와이리(왜 이렇게) 인기가 좋아'라고 묻자 이장이 무심하게 '뭘 마이(많이) 멕이야지(먹여야지)'라고 답했다"며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먹고사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13년 전 (노 전 대통령 서거) 아픈 기억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가가 바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들이 편 갈라 남과여, 수도권과 지방으로 갈라져 증오하고 싸우지 않게 하겠다"며 "내 진영이 아니어도 유능한 사람이면 적재적소 기용하고 박정희 정책이든 홍준표 정책이든 노무현 정책이든 연원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은 실용적으로 반드시 쓰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날 이 위원장 등을 위시해 윤 후보에 대한 이 후보측의 맹폭도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열린 첫 집중 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정세균 상임고문 등과 함께 시민들에게 두 팔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 위원장은 "불온한 도전이 나타났다. 야당 후보(윤 후보)가 우리의 검찰개혁을 지워버리겠다고 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 검찰이 맘대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고 공수처 폐지도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피를 흘리고 눈물 흘리고 만든 민주주의가 후퇴할지도 모르는 위기, 검찰이 다시 폭주하게 될지 모르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민주주의 후퇴를 막아주십시오. 검찰 폭주를 막아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송 대표는 "일 잘하는 대통령이 필요합니까 술 잘 마시는 대통령이 필요합니까. 일 잘하는 유능한 대통령이 필요합니까 식물 대통령이 필요합니까"라며 "검사판사 동호회가 정권을 잡으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검찰 공화국으로 회귀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