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이한형 기자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과거 민주통합당(現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찰은 진술을 받고도 이를 뒷받침할 물증은 수개월째 찾지 못해 해당 의혹에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1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만배씨가 민주당 A의원 측에 현금 2억 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총선을 앞둔 2012년 초 서울 서초동의 한 식사 자리에서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모씨가 현금 2억 원을 마련해 쇼핑백에 담아왔고, 이를 김씨가 받아 A의원 보좌관에게 줬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김씨가 '보좌관을 통해 A의원에게 2억원을 주겠다'며 돈을 갖고 갔고, 이후에도 김씨로부터 'A의원 보좌관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가 돈을 갖고 갔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돈을 돌려받지도 못했다며 '배달 사고'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욱 변호사. 이한형 기자검찰은 남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뚜렷한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은 물론 그의 보좌관을 상대로 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의혹 사건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결국 'A의원 2억 원 의혹'은 수개월째 공전하다가 현재는 추가 수사 없이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여당 의원 관련 진술이 나오자 소극적인 수사로 사안을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다. 남 변호사가 A의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출신 B 전 의원 측 요구로 한 종교단체에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내놨지만, 검찰은 마찬가지로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의 보좌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며 "도대체 굴뚝에 연기라도 나야 하는데 느닷없이 언급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 연락 한번 온 적이 없다"며 "오히려 검찰이 연락해주면 만나서 확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