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제안했던 야권단일화를 접고 대선에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20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의 상당 부분은 윤 후보 측으로부터 느꼈던 모욕과 조롱에 대한 비판과 야권단일화 무산의 책임이 윤 후보 측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할애됐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제안에 대한 윤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는 등) 더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먼저 안 후보는 앞서 윤 후보 측에 단일화를 제안했던 배경에 대해 자신을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자 정권교체를 위해 힙을 합치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것이었지만 윤 후보 측은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대답이 없었"을 뿐 아니라 "윤 후보의 뜻이라며 이런 저런 사람들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 왜곡시켰다"고 안 후보는 말했다.
안 후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정치도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경우가 없어도 너무 없는 짓"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뒤 돌아서고 있다. 안 후보는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저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뒤 "윤석열 후보가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주일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황진환 기자그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 제안 이후 윤 후보 측이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으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썼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더 기다린다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동지들과 전국 지지자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석열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못박았다.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고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힌 그는 "한쪽 편의 기득권 안주하고 아무런 노력 없이 상대편 실수에 의한 반사이익 편승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목에서 안 후보는 가까스로 울음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 측에 대한 원망과 단일화 무산 책임을 강조한 안 후보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정권교체가 무엇인지, 누가 정권교체와 함께 정권교체 이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비전과 실력을 갖춘 적임자인지를 가려보자"고 말하는 등 야권 진영에 호소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