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제공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북한은 연초부터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높여왔다"며 "그러나 추가적인 미사일의 발사, 특히 핵과 ICBM 모라토리움 파기 상황으로 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장관은 특히 "동족을 말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김일성 주석의 30년 전 발언을 인용한 뒤 "세월이 흘렀고 상황도 많이 달라졌지만 엄숙히 그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북에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통일연구원·국립외교원·국가안보전략연구원등이 공동 주최한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에서 "이는(미사일 발사와 모라토리엄 파기 상황은) 한반도 평화를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국제사회와 우리의 노력에도 중대한 도전"이라며 "선을 넘어 신뢰가 훼손되면, 이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지난 19일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번영,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북측이 오랜 숙고를 끝내고 조속히 대화와 협력에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지난 1992년 2월 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발효에 대해 만족을 표시한 뒤 언급한 발언을 인용했다.
김일성 주석이 당시 "우리에게 핵무기가 없다는 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의 큰 나라들과 핵 대결을 할 생각이 없으며 더욱이 동족을 말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저는 지금도 이 언급은 우리 민족 앞에 김일성 주석이 한 약속임을 확인하고 엄숙히 그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북에게 촉구하고 싶다"며,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대로, 다시 우리가 그 합의서의 정신을 존중할 수 만 있다면, 지금 우리가 다시 만나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가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순항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이 장관은 "'앞으로 어떤 30년을 보낼 것인가'의 질문과 그 답을 구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노력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 등의 보건의료, 기후환경, 재해재난, 민생협력에 대해 하루빨리 대화를 시작하고,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으로 점차 그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월 7차례 몰아치기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과 ICBM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북한은 최근 중국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는 대외 메시지의 발신 없이 김정일 생일 80주년 중앙보고대회 등 내부 행사에 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만큼 북한은 오는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을 계기로 추가로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