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오른쪽은 각료회의 소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정부가 또 다른 제재카드를 꺼냈다. 이번엔 러시아의 특권층들이 대상이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인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19명과 가족 측근 47명의 비자 제한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올리가르히(oligarch)란 소련 붕괴 후 생겨난 특권층을 말한다. 재벌, 관료 등 기득권층이다.
미국정부는 이들이 푸틴 대통령의 전쟁 지원 세력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제재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러시아 철강·광물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소유주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포함됐다.
142억 달러(약 17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인물로 푸틴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유도 연습 상대로도 유명한 아르카디 로텐베르그도 제대대상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공사,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다리 건설 공사 등 관급 공사 전문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가스관 전문 건설회사 스트로이가스몬타슈의 주주인 보리스 로텐베르그와 송유관 업체 트란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이 토카레프도 대상이다.
전직 KGB 요원 출신의 기업가 세르게이 케메조프, 부총리 출신 이고르 슈발로프 국가개발공사 회장, 친 푸친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포함됐다.
재벌들 외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러시아의 침공을 정당화하는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단체 7곳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했다.
백악관은 올리가르히에 대해 "러시아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부를 축적했고, 일부는 그들 가족을 고위직으로 끌어 올렸다"며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들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푸틴의 침공 지원을 위한 자원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재벌들이 전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추산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연두교서 연설에서 "이 폭력적 정권에서 수십억 달러를 사취해온 러시아의 재벌과 부패한 지도자들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기 위해 유럽의 동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