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검토에 나섰다. 러시아는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면서 유럽과 연결된 가스관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제재 검토…러 "권한은 우리가"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2명의 소식통은 "경우에 따라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을 제외하고 독자적으로 행동에 나설 의지도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러시아와 연결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을 보류했다.
연합뉴스이에 대해 러시아는 강경한 입장이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총리는 "러시아산 원유를 거부하는 것은 전 세계 시장에 비극적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원유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배럴당 3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날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 가능성 때문에 2008년 7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2% 오른 배럴당 119.4달러에 장을 마쳤다.
노박 부총리는 이어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공급 중단 등 모든 결정의 권한은 우리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러, 좌절된 대화
연합뉴스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날 3차 평화회담을 열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2차 회담의 결과인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다. 두 국가는 조만간 4차 회담을 열고 정치적‧군사적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오는 10일(현지시간) 터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만나기로 했지만, 쿨레바 장관이 지난 5일 "의미있는 경우에만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 대피 행렬 줄이어…러, 폭격 계속
유엔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7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피난을 떠났고, 약 100만 명 이상이 폴란드에 도착했다고 집계했다.
앞서 러시아는 7일 오전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러시아나 대표적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로 대피하는 통로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부도덕적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포위한 우크라이나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수십만 명이 음식과 식량없이 버티고 있다. 세르게이 올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CNN와 인터뷰에서 "지난 5일 6천 명이 대피를 준비했지만, 러시아가 수송용 버스를 폭격했다"면서 "러시아가 (2차 회담 결과에 따라) 예정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대피를 막았다"고 날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동부 동시 하르키우(하르코프)에서는 전날 하루 10명이 숨졌다. 러시아 침공 이후 모두 143명이 폭격으로 사망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의료시설에 16차례 공격이 있었고, 최소 9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