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외화 '모비우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자레드 레토, 아드리아 아르호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소니 픽쳐스 제공마블 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과 맞섰던 빌런 마이클 모비우스 박사가 마블 최강 안티 히어로로 스크린을 찾는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모비우스'(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는 희귀 혈액병을 앓는 생화학자 마이클 모비우스(자레드 레토)가 흡혈박쥐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구원할 힘과 파괴할 본능을 가지게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동안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 여러 캐릭터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지만, 모비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번 '모비우스'가 처음이다. 기존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과 달리 통제할 수 없는 파괴적인 힘과 인간으로서의 힘이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히어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매 작품 다른 캐릭터를 통해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 자레드 레토가 모비우스 역을 맡았으며,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마르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세이프 하우스' '차일드 44' '이지머니' '라이프'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걸출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색다른 히어로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24일 오전 화상으로 만난 자레드 레토와 아드리아 아르호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모비우스'만이 가진 특별함에 관해 이야기했다.
외화 '모비우스' 스틸컷. 소니 픽쳐스 제공▷ 새로운 마블 안티 히어로 영화 '모비우스'에 어떻게 합류했나? 그리고 처음 접했을 때 소감이 궁금하다.
자레드 레토(이하 자레드) : 당연히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다는 점과 아드리아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분됐지만, 나를 가장 매료시켰던 점은 모비우스 캐릭터를 처음으로 영화화해서 스크린으로 옮길 기회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유명 캐릭터가 스크린에 옮겨졌다. 하지만 내가 영광스럽게도 모비우스를 처음으로 영화화 할 수 있는 작업에 참여했다.
다니엘 에스피노사(이하 다니엘) : 난 어릴 때부터 마블과 코믹북을 정말정말 좋아했다. 언젠가는 마블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기도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큰 영광이었다. 특히나 '모비우스'처럼 마블 유니버스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있는 진정한 아웃사이더 스크린에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 정말 기뻤다. 거기다 자레드 레토와 같이 재능 있는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자레드의 재능과 헌신을 보며 영감을 받았고, 열심히 작업했다. 그래서 모든 여정이 영광이었다.외화 '모비우스' 스틸컷. 소니 픽쳐스 제공 ▷ 액션, SF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연출해 왔지만 히어로 장르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비우스'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
다니엘 : 내가 미국으로 와서 꿨던 첫 번째 꿈이 마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내 방식대로 만들고 싶었다. 내 기존 작품에서 보이는 냉철하고 거친, 리얼리즘을 가진 스타일을 그대로 녹여내고 싶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제작진을 만났을 때, 그들이 꿈꾸고 있는 것들과 야심에 관해 듣고 정말 꿈만 같았다. 특히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모비우스가 최애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이 생겼다. 그만큼 이 작업이 정말 즐거웠다. ▷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비우스는 어떠한 점에서 흥미로운 캐릭터인가?
자레드 : 그런 이중적인 면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모비우스는 선과 악 사이의 어떤 회색지대에 있다. 그래서 그런 점이 정말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내 생각에 관객들도 이젠 전형적인 마블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 새로운 마블 히어로가 이러한 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빌런도 히어로도 아닌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이런 히어로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중적 면모 등은 모두 모비우스 안에 내재해 있다. 그래서 나한테는 완벽한 캐릭터였다.
난 복잡성을 가진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항상 목말라 있었고, 그럴 때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모비우스는 나와 비슷한 면도 있고, 이때까지 연기한 캐릭터와 완전히 다른 면을 갖고 있어서 내게도 도전이었다. 관객분들에게 '모비우스'는 모비우스와의 첫 데이트다. 모비우스라는 캐릭터에 흠뻑 빠져보고, 또 영화를 즐겁게 보길 바란다.외화 '모비우스' 스틸컷. 소니 픽쳐스 제공▷ 본인이 연기한 마르틴 밴크로프트는 어떤 인물인가?
아드리아 아르호나(이하 아드리아) : 마르틴 박사는 모비우스 박사의 오른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지성 있는 과학자이자 모비우스에게 있어서는 그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비우스가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하지만, 그 안에는 본인이 알고 있던 마이클이 있다고 믿고 그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굉장히 즐거웠다.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여성으로서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좀 더 지성 있는 모습의 여성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성적 대상화 되지 않고, 정말 '마르틴'이라는 여성 자체를 표현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 모비우스와 마르틴 역에 자레드 레토와 아드리아 아르호나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다니엘 : 자레드 배우가 이미 모비우스였다. 내가 캐스팅했다기보다 자레드가 모비우스를 연기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성사된 캐스팅이다. 자레드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이 영화에 합류한 소감에 대해서 자레드가 이야기했는데, 그건 정말 겸손이다. 현장에서 자레드가 정말로 모비우스가 되어서 이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고, 또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아드리아는 커피를 마시면서 처음 만났다. 내가 아드리아에게 "너무 젊고, 마르틴에 비해 얼굴이 너무 예쁘다"고 말했다. 그때 아드리아가 "제가 연기를 진짜 잘한다"고 말하더라. 오디션에서 마르틴으로 완전히 변신해서 들어왔는데, 그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자레드와도 이야기해서 아드리아의 이전 작품을 보면서 좋은 이야기가 오갔다.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외화 '모비우스' 스틸컷. 소니 픽쳐스 제공▷ '모비우스'를 촬영한 후 느낀 안티 히어로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야기해 달라.
자레드 : 안티 히어로가 가진 복잡성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본다. 그 누구도 100% 착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악한 면을 갖고 있다. 그런 캐릭터 연기할 때 미묘하고 세심한 면까지 드러내는 게 연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관객들도 미묘한 인물을 만날 때 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 모비우스는 굉장히 고전적인 마블 캐릭터이면서도, 영화를 통해 멀티버스의 어두운 구석까지도 탐구할 기회였다. 감독님이 장르를 많이 실험했고, 여러 가지 흥미로운 장르를 섞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시기적절한 영화 아닌가 싶다. ▷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에이즈에 걸려 죽음을 맞게 되는 트랜스젠더 역을 선보였고, '더 리틀 띵스'에서는 연쇄 살인범을 연기했다. 또 '하우스 오브 구찌'에서는 패션 디자이너 파올로 구찌를 연기하는 등 매 작품 파격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이번 '모비우스' 역시 구원자와 파괴자 사이 갈등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번 작품을 두고 도전적이었다고 표현했는데,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나? 그리고 연기하고 난 소감은 어떠한가?
자레드 : 연기를 하면서 한 번도 만족한 적 없었다. 언제나 만족할 때까지 노력만 할 뿐이다. 모비우스를 연기하면서 세 가지 역할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은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생명이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비우스, 어마어마하게 강력해진 모습의 모비우스, 괴물로 변한 모비우스까지 세 가지 역할을 한 번에 연기할 수 있었다.
한 작품을 통해 어마어마하게 극단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기회는 다른 연기자들도 그럴 거고, 나에게도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나는 육체적으로 도전적인 작업을 좋아한다. 이런 모든 것은 그 캐릭터의 영혼과 마음을 제대로 연기할 수 없다면 의미 없는 것일 거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