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종합운동장. 한화이글스 홈구장인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대전시 제공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문제가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전 지역 최대 이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대전시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등 우선시공분 공사에 착수했지만, 야권 대전시장 후보들뿐만 아니라 전·현직 구청장까지 한목소리로 철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 허태정 대전시장은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실행 단계에서 반대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라며 일축했지만, 정치 이슈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지난 22일 종합운동장 철거 등 우선시공분 공사가 착수됐으며 34개월 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준공해 2025년 3월 개장할 예정이다.
우선 시공분 공사는 종합운동장 시설에 대한 사전 조사와 해체 허가를 거쳐 추진되며 오는 10월 완료할 예정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해 철거되는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체할 운동장도 충남대학교와 대전대학교에 마련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미 철거는 시작됐다. 사전으로 이행되는 전기나 통신실 이전을 하고 있다"며 "다만 해체 허가가 돼야 건축물 철거가 가능하니 선행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체 허가권을 가진 중구청장을 비롯해 여야 대전시장 후보들이 일제히 한밭운동장 철거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건축물 철거 여부는 안갯속에 빠진 상황이다. 허태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사업이 진척될 수 있겠지만, 다른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밭종합운동장 존치와 함께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도 원점에서 재검토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허태정 대전시장과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중구청장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서구청장을 지낸 민주당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 후보 역시 입장문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종태 예비후보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4년간 내놓은 종합적 대책이 없어, 여야할 것 없이 한밭운동장 철거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허 시장은 남은 기간 제대로 된 철거 대책을 내놓고 자신이 4년 전 공약했던 베이스볼 드림파크 추진과 관련해 많은 실망을 했을 25만 중구민을 비롯한 150만 대전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박성효, 이장우, 정용기, 장동혁 예비후보들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와 베이스볼드림파크 건립 방식 재검토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후보는 전날 긴급 입장문을 내고 "대전을 상징해온 대전 체육을 온몸으로 감당해온 한밭 체육관"이라며 "그 수명을 다할 때는 그 역사와 역할도 계승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베이스볼 드림 파크는 다른 방법으로 훌륭하게 세울 방법을 시민들과 다시 논의해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성효 예비후보도 지난 달 "한밭종합운동장을 존치하는 대신 체육단지 서측 주택들을 매입하면 4만 4천㎡를 확보할 수 있어 야구장 신설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하면 종합운동장 이전에 다른 민원 해소는 물론 인근 낙후지역 재개발과 이전 비용 절감 등의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태정 대전시장은 24일 시정 브리핑에서 "이 이야기는 지금 당장 나온 것이 아니라 4년 전에 발표했던 것인데, 지금 집행 단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 공세 측면이 강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분들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충무체육관과 뒤편 주택가를 함께 개발하는 방안은 공간적으로 협소하거니와 사업비가 훨씬 많이 든다"며 "4년 전 이미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해서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는데, 지금 그냥 추상적으로 주장하는 수준으로만 보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