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을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한 목소리른 내는데 실패했다.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및 비확산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상당수의 이사국은 북한 ICBM 발사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추가 제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선봉에 섰다.
그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안보리의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됐다며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손보고(update)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결의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연간 400만 배럴, 50만 배럴씩으로 설정된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을 더 줄일 수 있도록 규정했다.
따라서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이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을 줄이자는 주장을 한 셈이다.
연합뉴스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면서 제재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깨뜨린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북한은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다가 한반도 주변에 전략적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되레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요 측면"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미끄러운 비탈길을 내려가도록 하는 것은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진척되지 않은 것은 양측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고도 했다.
결국 유엔 안보리 이사회는 이날 북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지 못하고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