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그의 최측근 정진상 전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 등 일명 '성남시 윗선'이 대장동 사업에 개입했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지난 1일 이 고문과 그 측근들이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4일엔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의 증언이 예정된 가운데 '대장동 5인방(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구속 기일이 만료되기 전 배임 등에 대한 혐의가 입증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지시로 사표 내라고 해"…성남도공 사장 사퇴 종용 재조명
황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지난 1일 대장동 공판에서 2015년 2월 사장직에서 중도 사퇴하게 된 배경에 대해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이재명) 시장님 지시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이야기가 됐으니 사표를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공고 직전 사퇴했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연합뉴스사퇴 압박의 배경에 대해선 "내가 대형 건설사를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에 넣으라고 했는데, 이재명 시장이 대형 건설사를 빼라고 한 것과는 반대됐다. 제가 (지시에 따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포함해 대장동 사업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추진하기 위해 황 전 사장을 사퇴시켰다고 보고 있다. 황 전 사장의 증언은 이같은 검찰의 시각을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
당초 검찰은 이 고문과 정 전 실장 등이 황 전 사장 사퇴에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를 펼쳤다. 하지만 유한기 전 본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사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두 사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황 전 사장은 이에 대해 "녹취록이 있는데 왜 증거가 없다 그러냐"며 "그게 증거가 아니면 뭐가 증거냐"고 강조했다. 이 고문을 직격하는 듯한 증언이 유 전 본부장 구속기한 만료를 보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이례적인 대장동 출자금 구조…이성문 입에 쏠리는 시선
황 전 사장에 이어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의 증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업 추진과 이익금 분배 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성남의뜰컨소시엄'의 출자금 구조는 △성남시 25억 △하나은행 등 5개금융사 21억 5천만 원 △천화동인 3억 △화천대유 5천만 원이다. 반면 배당분배는 출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성남시 1830억 △5개금융사 32억 △천화동인 3463억 △화천대유 577억원으로, 화천대유가 낮은 지분(출자금)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이같은 이례적인 분배 과정에 '성남시 윗선'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할 경우, 대장동 5인방에 대한 배임 혐의도 상당 부분 입증된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기한은 이달 19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도 다음달 말에 끝나는 만큼, 검찰은 보름 안에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5일 공판에서 이뤄진 서증 조사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준 정황이 담긴 서류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민용 변호사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채점한 평가표엔 성남의뜰에 대해선 모든 항목에 A를 준 반면 다른 사업자엔 0점을 줬다. 이는 배점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