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정부가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4차 접종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면서다. 유럽은 80세 이상에 대해 4차 접종을 권고했고, 미국은 이보다 훨씬 낮은 50세 이상에 대해 권고했다. 캐나다는 60세 이상에 대해 접종을 시작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고령층 4차접종은 감염예방 효과보다는 중증화·사망 예방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고령층에게 3차접종까지의 중증화 예방이 어느 정도로 유의미한지, 4차접종으로 얼마나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차 접종 대상자는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등 고위험시설 입원·입소·종사자로 국한하고 있다.
4차 접종 효과는…감염 예방은 두달, 중증화율 억제는 '그이상'
현재로서는 4차 접종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될만한 연구결과나 데이터가 많지는 않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다른 나라들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백신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4차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는 4주부터 약해지기 시작해 8주후에는 거의 사라진다. 이에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되느냐로 따진다면 실제로 4차 접종은 효과가 단기적일 뿐이고 절대적 이익도 크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60세 이상 고령층 125만명을 대상으로 했다.
중증화를 예방하는 효과는 이보다 좋았다. 접종후 4주차를 기준으로 4차 접종자의 중증발생률은 3차 접종자보다 3.5배 낮았고, 접종 후 6주차에는 4.3배 낮아졌다.
황진환 기자다만 연구진들은 4차 부스터샷이 중증화를 얼마나 장기적으로 예방해주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추적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했다.
전문가 의견 엇갈려 "고령층 4차 접종 필요" "치료제가 더 효과적"
정부는 이런 연구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 뿐아니라 2차 접종 후 확진자에게도 3차 접종을 권고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추가 접종 쪽으로 기운듯한 방역당국의 백신 정책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고려대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를 고려하면 4차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이스라엘 데이터를 기반으로 4차 접종을 권고했다. 감염 예방효과는 당초 기대보다는 낮지만 중중환자와 사망자를 많이 감소시키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도 매일 3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빨리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논의를 통해 4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박종민 기자반면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 예방효과가 크지 않은 연구결과와 환자 면역체계에 미칠 부작용을 근거로 "4차 접종보다는 치료제를 쓰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4차 접종은 꼭 필요한 장기이식환자나 면역이 생기지 않는 사람에 한 해 선택적으로 자율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나왔다.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으로 거뒀던 어떤 효과.장점과 비교하면 4차 접종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다"면서 "언제 4차 접종을 해야할지에 대한 필드 데이터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했다.
엄 교수는 "4차 접종을 하게 되면 확진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는 1차 의료기관들이 참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두가지를 하기에는 매우 벅찰 것"이라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확연히 잦아들고 오미크론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나 범용백신(모든 변이에 일정 효과를 거두는 백신) 개발 상황을 보고 결정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