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연합뉴스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21시즌 전체 30개 구단 중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796), 팀 홈런 1위(162경기 262개), 팀 타율 2위(0.266)에 오르는 등 막강한 타선을 자랑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타율 0.311, 48홈런, 123득점, 111타점)는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특히 활약이 대단했다.
유격수 보 비셋(타율 0.298, 29홈런, 121득점, 25도루)은 데뷔 3년 만에 올스타 시즌을 보냈고 토론토가 야심차게 영입한 FA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78경기 타율 0.264, 22홈런, 50타점)는 부상 복귀 후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토론토 타선은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난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45홈런)을 포함해 무려 7명의 선수가 최소 21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강력했다.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토론토가 지난 몇 년 동안 진행한 리빌딩은 이제 결실을 맺을 일만 남았다.
토론토가 리빌딩에서 '윈 나우(Win now)' 모드로 전환한다는 사실을 알린 움직임 중 하나는 2020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FA 류현진과 계약이었다.
토론토는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마운드를 채우기 시작했고 이 같은 움직임은 2022시즌을 앞둔 비시즌에도 계속 됐다.
지난 비시즌에는 FA 시장에서 케빈 가우스먼을 데려왔고 지난 시즌 도중 영입한 호세 베리오스와 연장 계약을 맺는 등 선발진을 강화했다. 추가로 일본인 강속구 좌완 기쿠치 유세이도 영입했다.
토론토는 오는 9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치르는 시즌 개막전부터 베리오스-가우스먼-류현진-알렉 마노아-기쿠치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계획이다.
토론토 현지 언론 토론토 스타는 '재능이 뛰어나고 두터운 2022년의 선발진은 어쩌면 토론토 구단 역사상 최강일지도 모른다'는 장밋빛 기대를 내놓았다.
가우스먼은 올 시즌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맡을 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가우스먼은 최근 토론토 스타를 통해 "우리 선발진의 구성은 다른 팀들과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류현진에 대해서는 "건강할 때의 류현진은 엄청난 사이영급 투수라는 사실은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토론토 마운드의 유망주 마노아도 "류현진은 지난 3년 동안 두 차례나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 안에 들었던 선수"라며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적 첫 해였던 2020시즌 토론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1시즌에는 전반기까지 에이스 역할을 맡았으나 후반기에는 좌완 로비 레이가 마운드의 간판으로 이름을 날렸다.
류현진이 시즌 막판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작년에 메이저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14승)을 세우기는 했지만, 부상으로 4⅔이닝 소화에 그쳤던 2016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1987년생 류현진의 2022시즌은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할 수 있을지, 적잖은 나이의 영향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나이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기교파 투수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관건은 역시 제구력이다. 류현진의 2021시즌 9이닝당 볼넷은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과 같은 2.0개로 준수했지만 후반기 고비 때 실투가 나오는 등 제구가 흔들릴 때가 적잖았다.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상황에 맞는 볼 배합에도 능한 류현진이 '핀포인트' 제구력만 유지한다면 사이영상을 놓고 경합을 펼쳤던 시절의 위력을 되찾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