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차량 추락 사고 현장 모습. 독자 제공지난달 제주 해안절벽 차량 추락사고로 80대 노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40대 아들이 존속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사고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40대 운전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그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A씨는 전날(7일) 밤 퇴원하자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4시쯤 아우디 승용차량을 몰고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인근 10여m 높이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어머니 80대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차량은 해안도로 인근 펜션 주차장에 20분간 정차해 있다가 갑자기 과속으로 중앙선을 넘어 절벽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B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그동안 자살방조와 존속살인 혐의를 두고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고심했다. A씨는 경찰에 "어머니의 치매 문제와 빚 문제 때문에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B씨가 극단적 선택에 동의했다면 자살방조 혐의가 적용됐겠지만, 경찰은 "B씨가 치매를 앓고 있어 제대로 된 의사 표현이 불가능해 극단적 선택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B씨를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존속살인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사고 당시 정차해 있던 차량이 갑자기 과속으로 절벽으로 떨어진 점이나 새벽시간대 제주시 아라동 주택에서 A씨가 B씨를 데리고 수십㎞ 떨어진 곳까지 온 점 등도 계획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A씨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는 9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