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부터 애먼 반려견과 그 주인, 간호사, 아파트 경비원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일삼은 5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에 처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부하직원을 질책하던 중 다른 직원 B씨가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얼굴과 가슴을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2019년 4월 20일 대낮에는 C(63)씨가 키우던 반려견을 파이프로 때렸다. 이를 목격한 C씨가 제지에 나서자 파이프로 C씨의 얼굴과 복부 등을 여러 차례 때리고 큰 돌까지 집어 던졌다.
같은 날 밤 응급실에서는 간호사가 링거 주삿바늘을 빼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고 폭행까지 했다.
이로 인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A씨는 보석 결정으로 석방되자 또다시 폭력 범행을 저질렀다.
2020년 9월 아무 이유 없이 주택에 나뭇가지를 집어 던지다가 항의하는 거주자를 때리고 담배로 화상을 입게 하는가 하면 같은 달 도로에서 쓰레기를 버리고는 이를 만류하는 아파트 경비원을 마구 때렸다.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여성의 손가락을 꺾어 부러뜨리는 등 심기가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폭력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유치장에서도 문을 걷어차고 화장실 바닥에 대변을 본 뒤 손에 묻혀 벽면에 던졌다.
무려 7개의 죄명을 달고 법정에 선 A씨는 범행을 대부분 부인했으나 1심 법원은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C씨가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약 6개월 뒤 급성 심폐기능부전으로 숨지면서 검찰이 특수상해가 아닌 상해치사로 공소사실을 변경한 것에는 의료기관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토대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폭행과 C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동종 폭력 범죄로 처벌받았음에도 각 범행을 저지른 점, 각 범행 중 일부 사건으로 재판을 받다가 보석 결정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나머지 범행을 재차 저지른 점, 피해 보상 또는 합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