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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발생한 '입양아 아동학대' 비극 '분노하는 시민들'

광주

    또 다시 발생한 '입양아 아동학대' 비극 '분노하는 시민들'

    광주지법 1심 판결로 뒤늦게 알려진 '뇌출혈 입양아 졸피뎀 사건'
    아동학대로 외롭게 숨진 입양아 소식에 분노한 시민들 '엄벌 탄원'

    30대 양부모가 뇌출혈 증세를 보인 세 살배기 입양아를 방치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탄원서가 재판부에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중한 상태의 어린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기는커녕 수면제를 먹이고 가족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른바 '뇌출혈 입양아 졸피뎀 사건'.

    현재 광주고등법원 제2-2형사부 심리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은 이 사건의 피해자인 김 모(3) 군이 숨진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김 군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시민들의 탄원서가 재판부에 쇄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80여명의 시민들이 항소심 재판부에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다. 항소심 판결에서 일반 시민들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잇따라 제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김 군의 안타까운 죽음이 지난해 11월 광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1심 판결 이후 세상에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군의 양부모는 자녀 두 명을 두고 있었지만 지난 2015년과 2016년 김 군 등 두 명을 입양했다. 김 군은 2019년 4월 13일 고열과 발작 등 뇌출혈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양부모는 다음 날인 14일 음식도 잘 먹지 못하는 김 군에게 오히려 수면제를 먹이고 친자식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가족 여행까지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군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차량 뒷자석에 눕혀 숙소로 이동했고, 오후 4시 40분쯤 숙소에 도착한 뒤 여전히 의식이 저하돼 있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호텔 객실에 방치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쯤이 돼서야 김 군이 무호흡 상태인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김 군은 2시간 뒤 숨졌다.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과거 자녀들에게 다수의 학대 행각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신체적 학대는 유독 입양한 아이들에게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지법 1심 재판부는 김 군의 양부모가 뇌출혈 증세를 보이는 김 군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수면제를 먹이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 부부가 직접적 상해를 가해 뇌출혈의 원인이 됐는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 형을 감경해 각각 징역 3년과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양부모의 물리적인 폭행이 김 군의 사망의 원인이 됐는지, 수면제를 고의로 먹였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친부모와 헤어져 다른 가정으로 간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인데 결국 아동학대로 인해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면서 "이러한 사건은 결국 피고인의 말에 상당수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아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힘써줄 기관이 없다는 것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는 들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행해지는 대표적인 암수범죄다. 3년에서 5년이라는 형량을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어쨌든 사망한 아이는 자기를 변호하거나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이 정말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비정한 양부모에 대한 다음 재판은 19일 오전 광주고법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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