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부터 전면 해제된다. 황진환 기자정부가 국내 코로나19 유행 통제의 중심 축으로 삼아왔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18일)부터 전면 폐지된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중국에서 입국한 첫 확진자가 발견되고 같은 해 3월 22일 거리두기가 도입된 지 2년 1개월 만이다.
그간 밤 12시(자정)까지만 손님을 받을 수 있었던
식당·카페와 유흥시설은 자체 결정에 따라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최대 10명으로 제한됐던 사적모임도 '무제한'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오미크론 등장이후 단계적 해제된 거리두기, 이젠 다 풀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부터 전면 해제된다. 송호재 기자우선 식당·카페를 포함해 고위험시설에 해당하는 술집·클럽 등 유흥업소는
이날 새벽 5시 부로 영업제한 조치가 풀렸다. 정부는 앞서 해외 여러 국가들이 일시적으로 사용했던 '락다운'(Lockdown) 등의 봉쇄조치 없이 다중이용시설의 심야 영업을 금지하는 형태로 이동·모임을 억제해왔다. 대면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 상 사람 간의 만남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확진자 수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적모임의 '상한선'을 정하는 규제 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델타 변이의 2~3배에 달하는
압도적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방역 효과를 거뒀던 검증된 정책이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월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기도 했고, 같은 해 4월에는 수도권에 한해서만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가장 고강도에 이르렀을 때는 수도권에서 저녁 6시 이후 사적모임이 2명까지만 허용된 적도 있었다.
업무 상 용건 등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불요불급한 만남은 모두 뒤로 미루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사적모임 제한은 이날 0시(17일 자정)를 기해 효력이 사라졌다. 정부는 질병관리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공동분석 결과를 토대로 거리두기의 비용 대비 효과가 이전 같지 않다는 점을 폐지 근거로 들었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지난해 12월에는 영업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완화할 경우, 확진자가 97%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된 지난달 말 기준 시뮬레이션으로는 다중시설 운영시간과 사적모임 규제를 풀어도 확진자가 10%에서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설적으로
변이의 감염력이 너무 높다 보니, 코로나19의 원조 격인 우한바이러스가 유행할 당시 고안된 거리두기가 힘을 못 쓰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시도됐던 단계적 일상회복이 델타 유행으로 한 달여 만에 정지된 이후 4개월 간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수용성이 극도로 낮아진 상황도 고려됐다. 일상회복 1단계 당시 이미 전면 해제에 가까운 수준으로 풀렸던 거리두기가 재적용되면서 사회적 피로가 한계치까지 누적됐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에 필적할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하는 등 특별한 여건의 변화가 없다면 지금의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리라 전망했다.
집회·행사도 명수 제한 없어…영화관內 취식은 25일부터 가능
영화관內 취식은 25일부터 가능하다. 연합뉴스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299명까지만 참여가 가능했던 집회·행사도 제한이 완전히 풀렸다. 전날까지는 300명 이상의 대규모 행사, 비정규 공연과 스포츠대회·축제를 개최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의 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했다
다수 군중의 밀집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특히 제약이 컸던 도심 집회·시위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이 지자체의 단속을 피해 벌이는 '기습 집회'나 양측의 실랑이도 없어질 전망이다.
영화관과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등에서도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정부는 각 부처별로 보다 안전한 방안 마련 등을 위해 1주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5일부터 실내 취식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팬들이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고, 영화 관람객들이 상영관 안에서 팝콘과 콜라 등을 먹는 풍경이 흔해질 전망이다.
'실외 마스크' 해제는 2주뒤 재논의…손씻기·환기 등 더 중요해져
박종민 기자당초 정부가 해제를 검토했던
'실외 마스크' 해제는 오는 29일쯤 다시 가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당국은 거리두기 폐지와 동시에 야외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실상 남아있는 공적 방역수단이 마스크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추후 유행상황 등을 보며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지침 상
실내 전체 및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수가 모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외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개인 위생수칙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질병청은
'개인방역 6대 수칙'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하기 △올바른 마스크 착용으로 입과 코 가리기(3밀·취약시설에서는 KF80 이상) △30초 비누로 손 씻기(기침은 옷 소매에) △1일 3회(회당 10분) 이상 환기, 1일 1회 이상 소독 △사적모임 규모와 시간은 최소화하기 △아프면 검사받고 집에 머물며, 고위험군과 접촉 최소화 등을 들었다.
특히 미접종자와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보호가 최대 관건이 된 만큼 정부는
감염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요양병원·시설 등에 대한 방역조치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 적용되는 입소자·종사자의 선제검사와 접촉면회, 외부인 출입금지, 외출·외박 제한 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확산세가 더 안정되면 위험도 평가를 통해 신중하게 완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25일부터 현행 1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하향' 조정한다.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의 보급과 높은 접종률 등 강화된 대응수단과 방역 완화 등을 감안한 조치다.
이때부터는 확진자 신고가 '발생 즉시 신고'에서 '24시간 내 신고'로 바뀌게 된다. 다만, 정부는
잠정 4주로 정해진 '이행기' 동안에는 확진자의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한다.
동네 병·의원 등 일상 의료체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정비되고 확진규모가 더 줄어들어 '안착기'로 넘어가게 되면 격리 의무도 권고로 전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