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강장에서 택시에 승차하는 승객들. #개인택시 운전사인 A씨는 지난 1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미국 국적의 외국인 승객을 태워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목적지까지 적정요금은 5만 7700원이었지만 6만 800원을을 냈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인 인천까지 이동하려면 시계할증이 붙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를 믿은 미국인 승객은 16% 더 비싼 택시요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서울 인천국제공항 간에는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인천국제공항은 서울, 인천, 고양, 광명, 김포, 부천 6개 시의 공동사업구역으로 이 구역을 오가는 승객들에게는 시계할증은 물론 승차거부를 할 수 없다. 운전사 A씨에게 과태료 20만원의 행정처분이 내려졌다.#법인택시 운전사인 B씨는 지난 2월 독일 국적의 외국인 승객과 이튿날 신촌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하기로 예약하고 미터기 사용없이 정액 요금을 받기로 서로 합의했다. B씨가 독일인 승객으로부터 받은 금액은 6만원이었다.
이 경우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구간별로 요금을 책정해 바가지를 씌우는 수법이다. 미터기 미사용은 모두 불법영업이다. 운전사 B씨는 과태료 40만원의 행청처분에 처해졌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외국인 방문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대상 택시의 불법영업행위 단속을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가 택시 불법영업 단속에 나선 것은 2020년 2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입국이 감소한데다 택시업계 경영상황을 고려해 단속을 중단했던 서울시가 작년 11월부터 영어, 일어, 중국어에 능숙한 단속공무원 18명을 투입해 5개월간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택시 불법영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외국인 방문은 전년대비 약 47% 증가한 18만 1850명으로 시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는 단속공무원이 현장 점검을 통해 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의 교통불편에 대한 현장 인터뷰를 2846회 실시해 139건의 불법영업 행위를 적발했다.
불법영업 행위 유형으로는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시계할증 적용이 되지 않는데도 '택시요금에 20% 시계할증을 적용한 부당요금징수'가 전체 84%로 외국인 대상 택시의 불법영업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빈 차로 서울시 이외의 지역에서 승객을 승차시켜 운행하는 '사업구역 외 영업'(12.2%), 승객과 택시요금을 사전에 합의하는 '미터기 미사용'(2.9%) 순이었다.
택시 불법영업 단속 적발 유형별 현황. 서울시 제공
불법영업 장소로는 인천국제공항이 94%를 차지했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이 2020년 3월 이후 운행 중단 중이고 국내선을 이용하는 외국인도 거의 없었다. 시내 주요 교통거점(명동, 동대문, 홍대 등), 면세점, 호텔, 쇼핑센터 등은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적발된 택시 운수종사자는 최고 60만원의 과태료와 부당요금징수로 3회 적발 시 택시운전 자격이 취소되는 삼진 아웃제가 적용된다. 미터기미사용이나 사업구역 외 영업으로 적발된 운송사업자는 최대 20일의 영업정지와 최고 160만원의 과징금이 처분된다.
서울시는 단속인력을 25명으로 늘려 인천국제공항과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대학로, 남산, 한옥마을 등으로 단속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 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증가 추세에 있는 외국인 방문시 교통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택시 불법영업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은 물론 택시업계가 자발적으로 운송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불법영업 예방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