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KBL 제공"그런 매치업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20일 열린 SK와 오리온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2쿼터 중반 SK 에이스 김선형과 오리온의 슈퍼 루키 이정현이 맞붙었다. 이정현은 김선형을 상대로 연거푸 3점을 꽂았다. 하지만 김선형은 배로 갚아줬다. 곧바로 3점 2개와 2점 2개로 응수하며 오리온을 무너뜨렸다.
SK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오리온을 101대83으로 격파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48번 중 38번이다.
김선형은 3쿼터까지 20점을 퍼부으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선형은 "오리온의 6강 기세가 좋았다. 우리가 많이 쉬기도 해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뛰었던 것 같다"면서 "첫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전술을 잘 짜줬다. 오랜만의 경기라 초반에 몸이 덜 풀렸는데, 몸이 풀리고나서 SK 모습이 나왔다. 높은 확률을 잡아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살려줬다. 내가 해결한 것은 몇 안 된다. 다 스크린을 걸어주고, 속공을 뛰는 것을 잘 봐줬다"면서 "농구를 굉장히 편하게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밥상을 다 차려줬다. 오랜만에 플레이오프를 했는데 '아! 이맛이지'하면서 뛴 것 같다"고 덧붙였다.
2쿼터 이정현과 매치업은 오리온의 흐름을 끊는 승부처가 됐다. 이정현에게 연속 3점을 맞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김선형답게 기세가 오른 슈퍼 루키를 울렸다. 김선형의 2쿼터 득점만 14점.
김선형은 "재미있었다. 약간 그런 것을 꺾는 맛이 있으니까"라면서 "내가 당하는데 자존심이 몇 번 상했다가 그걸 뒤집어서 성공하는 맛이 있었다. 그런 매치업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한국에서도 경기 안에 그런 자잘한 매치업이 많이 만들어지면 농구 인기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웃었다.
계속해서 "6강을 보면서 나에게 프레스를 가해주길 원했다. 나는 오히려 붙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초반에 당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다행이 몸이 풀리면서 좋아졌다. 재미있는 경기였다"면서 6강에서 김동준(현대모비스)을 향한 이정현의 손짓에 대해서도 "1대1로 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약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고 말했다.
1차전 승리와 함께 79.2%의 확률을 잡았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오리온 역시 2차전부터는 이승현이 돌아온다.
김선형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프로는 한 끝 차이다. 오리온도 이승현이 오면 경기력이 분명 좋아질 것"이라면서 "자만한다면 2차전을 패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하기에 절대 방심하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작은 퍼센트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굳은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