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당선인이 상대당 대선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두고 '아이러니'라고 말하자 윤 당선인 측도 "문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5일 방송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어쨌든 결과적으로 다른 당 후보가 돼서 대통령에 당선된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그분을 발탁한 게 문제였나, 우리 편으로 잘했어야 했었나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총장으로서 임기를 지키는 것은 중요했는데 (윤 당선인이) 중도에 그만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된 윤 당선인을 발탁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잇따라 임명했지만,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가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당시 검찰총장에 임명된 윤석열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문 대통령은 또 윤 당선인의 친정인 검찰에 대해 "검찰의 정치화가 문제"라며 "검찰을 정치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탈정치화 되느냐. 그렇지 않다는 걸 역사에서 봐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 측이 작심한 듯 문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어제 문 대통령의 대담을 저희도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문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화 문제를 지적했다"며 "본질은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논쟁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절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과 국세청 등 정부 부처 모든 권력 기관을 통해 상대 진영을 압박하고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데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탄생한 배경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니겠나.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아이러니' 발언을 정조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측은 대선 이후 대통령실 이전 문제와 감사위원 임명 등의 문제로 빈번히 충돌했지만, 대선이 치러진지 19일 만인 지난달 28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표면적으로는 쌓인 앙금이 풀린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윤 당선인의 친정인 검찰 관련 이슈를 매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윤 당선인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자 윤 당선인 측이 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충돌하는 모양새다.